`창백한 푸른 점` 너머
상태바
`창백한 푸른 점` 너머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6.12 14:53
  • 호수 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대광장 │ 이현숙(본지 칼럼니스트)
이  현  숙본지 칼럼니스트
이 현 숙
본지 칼럼니스트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지난 5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선이 발사되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나사) 소속의 우주인 2명을 싣고 400km 상공을 날아오른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지구를 떠난  지 19시간 만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무사히 도킹했다.
한편, 발사가 성공리에 끝나자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일론 머스크가 카메라에 잡혔다. 18년간의 집념과 노력이 결실을 맺었으니 마음만은 `크루 드래건`과 함께 하늘을 날았을 것이다. 그는 미국 내 전기자동차 제조사인 `테슬라`와 민간 우주탐사업체인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로서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력에 추진력까지 겸비한 인물이다. 모험가적 기질로 충만한 괴짜 천재에 의해 우주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 하나가 새로 추가되었다.
바야흐로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우주여행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이는 우주여행이 더 이상 우주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의미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일반인들도 우주를 왕래할 기회를 누리게 되리라 믿는다. `스페이스X`는 내친 김에 2030년 8만 명의 지구인을 화성으로 이주시킬 야심찬 포부도 공개했다.
해외 관광을 떠나듯 우주여행이 일상화된 풍경을 머릿속으로 그려 본다. 며칠간의 여행 코스에는 당연히 우주선 탑승, 우주 호텔 체류, 우주 호텔식 식사, 별빛 투어 등이 포함될 텐데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아니한가. 만약 우주에서 번지점프를 한다면 대박이 아닐까. 또한 경기도 화성이 아닌 태양계의 행성 가운데 하나인 화성으로 이주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고 본다. 포장이사 트럭이 닿을 만한 곳은 아니지만, 남다른 호기심과 모험심을 갖춘 지구인이라면 개척자 정신으로 행성 간 이주도 진지하게 고민해 봄직하다. 화성의 일 년은 687일이므로 확실히 나이는 더디 먹을 수 있다.
폴 세이건의 `코스모스`의 첫 장을 펼친 때부터 가슴이 설레었다. 비록 헛된 꿈일지라도 지구 바깥에서 지구를 한번 안아주고 싶다. 우주탐사, 우주여행 다 좋다. 다만 온갖 쓰레기를 배출해서 지구를 병들게 만든 인간이 우주여행이 본격화될 때 우주마저 오염시킬까 걱정이다. 쓰레기 되가져오기 등 기본 매너부터 철저히 교육받고 떠나야겠다.
그동안 인류는 우주를 동경하며 우주 개발에 대한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끈질긴 탐구와 도전 정신으로 맞서 왔다. 우주는 넓고 우주로부터 배울 것은 많다. 그리고 인간의 수명이 이제 가까스로 백 년을 넘보며 백세시대 운운하는데 우주의 나이는 자그마치 138억 년이다. 실로 장구한 시간만큼이나 베일에 꼭꼭 가려져 있던 우주이기에 그 미지의 공간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미국·러시아와 함께 우주 패권에 도전한 나라는 중국이다. 전직 대통령 탄핵 문제로 국내 정세가 어수선하던 당시, 중국은 7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11호`를 발사하고,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2호`와의 도킹을 성공시킨 바 있다. 작년에는 달의 뒷면에 탐사선을 안착시켰고, 엊그제 `크루 드래곤`이 발사된 날에는 인공위성 2기를 탑재한 로켓을 발사했다. 조만간 화성탐사선도 발사할 계획이다. 국가 간 우주 경쟁이 치열한 이때, 자국 이익에 매몰된 나머지 자연계의 공동 번영이라는 우주개발의 합목적적 목표를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30년 전 태양계 탐사선 `보이저 1호`가 60억㎞ 밖의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한 사진의 제목이 바로 `창백한 푸른 점`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사는 푸른 행성 너머, 광활한 우주와 항하사의 별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워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