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영지연(絶纓之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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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영지연(絶纓之宴)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6.22 18:04
  • 호수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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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기 창선고 교장의 옛날 말, 좋은 말

絶 : 끊을 절     纓 : 갓끈 영     之 : 어조사 지     宴 : 잔치 연


잔치 자리에서 갓끈을 끊는다는 뜻으로, 남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주면 반드시 그 보답이 따름을 비유하는 말.

절영지연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세가(史記世家)에 나오는 초(楚)나라 장공(莊公)에 대한 일화이다.
초나라 장공(莊公)이 어느 날 장군들과 연회(宴會)를 하는 중, 갑자기 강풍으로 촛불이 꺼졌다. 그러자 왕이 총애(寵愛)하던 한 여인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깜깜해진 틈을 타 누군가가 그녀의 몸을 만졌는데, 자기가 그 사람의 갓끈을 잡아 끊어놓았다는 것이었다. 이제 불만 켜면 누가 그런 엄청난 무례(無禮)를 범했는지 밝혀지려는 순간, 돌연 왕은 모든 장군에게 갓끈을 끊어 모자를 바닥에 내려놓으라고 명했다.
결국, 왕의 여인을 범한 장군은 위기상황(危機狀況)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훗날 전쟁터에서 그 왕이 사지(死地)에 몰렸을 때 그는 힘을 다해 왕을 구출하였다. 왕이 그 장군의 용기를 칭찬하자, 그는 오래전 연회가 열리던 날 자신이 바로 그 엄청난 무례(無禮)를 범한 장군이라고 고백(告白)하고, 오늘에야 비로소 그 은혜를 갚게 되었다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자신의 신하가 저지른 큰 잘못을 너그럽게 감싸주었던 왕은 결국 그 너그러움 덕분에 목숨을 건지게 된 것이다. 부하 장수를 곤경에 빠뜨리지 않게 하려고 모든 장수들에게 갓끈을 끊게 한 대목에서는 가슴이 넓은 장자(長者)로서의 풍모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 세상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남의 잘못도 너그럽게 용서해주는 미덕도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지혜이다.
오늘날 우리 주변은 서로 간의 이간질로 상대의 잘못을 이해하고 용서해주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제는 서로 용서하고 상생(相生)의 길로 가야 하지 않을까. 유사어로 절영지회(絶纓之會)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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