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협 폐기물처리시설 악취… 주민들 "대책마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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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협 폐기물처리시설 악취… 주민들 "대책마련 요구"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07.03 11:39
  • 호수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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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환경운동연합, 현장조사 나서 문제해결 촉구
수협·시설·관리업체 송풍기 설치 등 악취제거 노력
사천환경운동연합이 남해군수협수산식품산업가공단지 지하실에 위치한 폐기물처리시설을 조사하는 모습.
사천환경운동연합이 남해군수협수산식품산업가공단지 지하실에 위치한 폐기물처리시설을 조사하는 모습.

 지하실로 들어서자 마스크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악취가 코를 찔렀다. 이 악취는 미조면 미조마을 주민들을 비롯한 남해군수협수산식품산업가공단지(2019년 11월 26일 준공, 이하 가공단지)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
 이러한 내용의 민원을 접수받은 사천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강춘석)은 지난달 24일 남해군 회원들과   남해군 환경녹지과 관계자들이 함께 현장을 방문해 원인규명과 사태파악에 나섰다.
 이에 남해군수협 관계자와 폐수처리시설 설계업체 대표와 관리업체 관계자 등이 답변과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강춘석 공동의장과 회원들은 "오늘은 그나마 참을 수 있을 정도의 냄새가 난다"며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는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취가 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폐수처리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니 마을 주민들이 조속하게 해결을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악취원인은 어디에
 악취의 근원지는 가공단지 지하에 위치한 폐수처리시설. 이 시설은 지난 4월부터 시험운전에 들어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
 가공단지 1층 경매장에서부터 악취를 느낄 수 있었고, 지하실 폐수처리시설에 들어서자 정도는 훨씬 강했다. 이날 자리한 사람들은 폐수처리시설을 둘러본 후 가공단지 옥사에 설치된 송풍시설도 확인했다.
 폐수처리시설 설계업체 대표는 "폐수처리시설 전체가 냄새원인은 아니다. 시설 내에서도 침전조 감속기가 있는 최초로 어폐수가 모이는 곳에서 난다"며 2차, 3차로 정화되는 물의 냄새를 확인케 했다. 실제로 최초로 어폐수가 모이는 곳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났지만 2~3차 정화조 내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어 설계업체 대표와 관리업체 관계자는 "생선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퇴적물이나 폐기물, 비린내 등이 섞여 침전조에 내려와서 발생한 문제인 것 같다"고 분석하고 "이를 위해 미생물 투입량을 늘리거나 종균제를 넣거나 기계들의 출력을 높이는 방안 등으로 조치하겠다"며 "현재 수협에서 송풍기를 하나 더 설치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상황에 대해 해명했다.
 특히 설계업체 대표는 "거제와 마산, 진해 등 여러 수협의 폐수처리시설 공사를 했지만, 남해수협에서만 다른 수협과는 다르게 냄새가 난다"며 "그 이유는 폐수처리장이 지하가 아닌 지상에 따로 부지를 마련해 만드는데, 남해만 유일하게 지하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홍태 과장, 날카로운 지적
 이러한 설명과 답변에 대해 하홍태 남해군청 환경녹지과장은 "전반적으로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며 "단순하게 배기관을 하나 더 설치한다. 출력을 더 높인다는 식의 답변은 옳지 못하다.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그 원인이 폐수처리시설에서 나온 것 아닌가. 그렇다면 기계실 전체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폐수처리시설은 외부 공기를 내부로 빨아들여야 하는데, 현재는 내부 공기가 밖으로 나가는 상황"이라고 현장조사를 마치고 지적했다. 덧붙여 "공정별로 수질검사와 유입수 농도검사 등을 하지 않았고, 폭기조에는 미생물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 눈으로 봐도 부실한 상태"라며 "앞으로 군에서도 수시로 현장방문 해 점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시설업체 대표와 관리업체 관계자는 "아직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악취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남해군수협 관계자는 "주민들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수협 내부에서도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쳤다"며 "그래서 당장 할 수 있는 송풍구 설치를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시설업체와 관리업체와도 수시로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냄새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본의 아니게 주민들에게 피해를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강춘석 공동의장은 "지금 시험운전 중이니 여러 검사를 통해 자료를 만들어 놓는 것이 앞으로 악취를 예방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체에 위독한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래도 마을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하고 시설을 관리하는 근로자가 조금이라도 숨쉬기 편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송풍기 공사가 완료되는 7월 초를 기점으로 다시 현장점검을 하고, 악취문제가 해결되는 날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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