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도서관이 됐다는 말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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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도서관이 됐다는 말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7.03 15:19
  • 호수 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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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회·우쿨렐레 등 문화프로그램 활성화
시창작동아리 회원들 시집 3권 출간하기도

인터뷰 | 3년간의 임기 마친 윤순점 남해도서관장

윤순점 남해도서관 관장이 3년간 의 임기를 마치고 7월 1일자로 마산도서관으로 떠났다. 기관 단체장 인사이동은 시시때때로 있는 일인데 떠나는 이를 굳이 다루느냐며 윤 관장은 손사래를 쳤지만 우리는 그를 굳이 기억할 필요가 있다. "3년간 머물며 남해문화의 지류를 문학적으로 아름답게 바꿔놓았다"는 송인필 시인의 말처럼 윤순점 관장은 재임기간 동안 남해의 도서관문화를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다. 그가 조성한 도서관갤러리 `꿈길`은 복합문화공간의 구실도 톡톡히 해낸다. 지난달 26일 남해도서관에서 윤순점 관장을 만나 그가 3년간 겪어온 남해와 남해사람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남해도서관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소가 어딘지 물었더니 윤 관장은 주저없이 도서관 앞 화단으로 향했다. 지금도 남도 화단에는 캄파눌라(초롱꽃)와 칸나 등 그가 정성들여 가꾼 꽃들이 가득하다.
남해도서관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소가 어딘지 물었더니 윤 관장은 주저없이 도서관 앞 화단으로 향했다. 지금도 남도 화단에는 캄파눌라(초롱꽃)와 칸나 등 그가 정성들여 가꾼 꽃들이 가득하다.

남해도서관장으로 3년간 했던 일을 돌아보면 = 2017년 7월 1일자로 발령받았다. 관장으로서는 첫 부임지다. 처음 6개월 정도는 남해에 맞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남해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할지 파악하려고 애썼다. 첫 부임지다 보니 의욕도 충만했다. `책 읽는 남해`를 널리 전파하고 싶었다. 지역신문에 서평과 책소개 등을 꾸준히 연재하고 독서회를 활성화하려고 노력했다. 공모사업도 많이 신청했다. 예산을 받아서 방음공사를 하고 우쿨렐레 프로그램 등을 열었다. 사람들의 호응이 정말 좋았다. 시창작, 그림, 악기 등 배우고 싶은 것을 남해도서관이 마련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가장 애정을 갖고 운영한 사업 = 독서회와 시 동아리다. 독서회는 탐서클럽과 윤독회를 운영했다. 특히 윤독회는 경남권에서는 거의 없을 것이다. 「구운몽」, 「오만과 편견」, 「순례자」를 거쳐 지금은 최명희의 소설 「혼불」 1권을 읽고 있다.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 더욱 감정이 와 닿는다.
 시 동아리 `시섬` 활동을 지켜보며 남해사람들, 특히 연세 많은 어르신들이 가슴에 그렇게 시에 대한 열망을 담고 사는지를 느끼고 놀랐다. 2년간 세 권의 시집을 냈다. 코로나19가 기승일 때는 시섬 회원들이 매주 목요일 저녁 온라인합평회를 했다. 회원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했다. 시 쓰기 프로그램은 7월 1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제목이 `내 삶의 활력소, 시 쓰기`다.
 
 

몇 주 전 탐서클럽 회원들과 남해문학기행을 함께하며 찾은 섬이정원에서.
몇 주 전 탐서클럽 회원들과 남해문학기행을 함께하며 찾은 섬이정원에서.

인문학 강연과 북콘서트도 좋았다 = 문학기행도 많이 갔고 가능하면 지역 사람이 하는 지역공동체 인문학 강연을 진행했다. 안병주, 구점숙, 여태전, 길 현 관장 등 일단 남해 지역의 숨어있는 사람들을 알리고 싶었다. 북콘서트로 올해 7월에는 곽재구 시인이 온다. 곽 시인을 꼭 초청해야겠다 싶어 장문의 편지를 보냈더니 흔쾌히 오시겠다고 했다. 
 
보람을 느낀 때는 = 한 회원이 가고 싶은 도서관을 만들어줘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도 힘들지만 목례라도 하라고 했다. 직원들이 잘 웃고 도서관이 밝아졌다는 말을 들어서 좋았다.
 
남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더라. 그 이유는 = 돌창고 기획자들이나 세모점빵 사장 등 귀촌인 가운데 재능있는 분들이 많다. 지역신문 등에 난 기사를 보고 끌리는 이가 있으면 직접 찾아가 만났다. 도서관 토론회나 모임을 하라고 권유도 했다. 그래서 남해를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남해사람들에 대한 느낌은 = `오시다, 가시다` 하는 말투가 무뚝뚝하게 느껴졌는데 점점 정이 들었다. 어르신들이 우쿨렐레, 기타, 보태니컬 아트, 수채화를 배우러 오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끝으로 한마디 = 이 작은 도시에서 책을 매개로 사람들과 감성과 정을 나누고 싶었다. 내가 좋아서 즐기면서 했고 남해에 정이 들었다. 퇴직 전에 꼭 다시 와서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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