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산 선생의 발자취, 어떤 형태로든 기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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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 선생의 발자취, 어떤 형태로든 기념해야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7.06 12:02
  • 호수 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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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강달수(시인)
요산 김정한 선생과 남해, 그리고 남해의 문화 4

한국 민족문학과 리얼리즘문학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분인 요산 김정한 선생은 6년 6개월(1933년 9월~1940년 3월)동안 남해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요산문학제 운영위원이었던 강달수(재부향우) 시인에 따르면, 요산 선생은 남해에서 룗월광한룘과 룗낙일홍룘, 그리고 룗회나뭇골 사람들룘 세 편의 소설을 남겼다.
2004년 당시 부산작가회의에서도 그 해 10월 제7회 요산문학제 기념으로 요산문학의 현장 표지목을 남변리 회나무 밑에 세웠다. 그러나 표지목은 세월의 풍파를 이기지 못하고 5년 전쯤 사라졌다. 이에 본지는 2017년 8월과 올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표지목 복원을 거론한 바 있으며 최근 남해군과 남해문학계에서도 이에 대해 공감을 나타냈다.
본지는 요산 김정한 선생과 소설 룗회나뭇골 사람들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강달수 시인에게 원고를 요청했다. 강 시인의 `요산 김정한 선생과 남해, 그리고 남해의 문화`를 네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강 달 수시인
강 달 수
시인

  요산 선생의 소설 「산거족」에서의 "사람답게 살아가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에 타협한다든가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이 갈 길은 아니다"라는 문장은 요산 정신을 가장 압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고, 우리가 잘 새겨서 지켜야 할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남해에서도 요산의 세 편의 소설 배경을 확실하게 부각시켜서 요산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선양할 수 있다면 서포 선생의 문학과 어우러져 남해는 진정 문학의 향기가 빛날 것이고 진정한 보물섬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를 들면. 경기도 양평군의 황순원 문학촌이다. 황순원의 대표작 「소나기」의 내용을 중심으로 조성한 새로운 개념의 문학테마파크가 조성되었다.
황순원 문학촌은 징검다리, 수숫단, 들꽃마을, 작품 속의 분위기를 음미할 수 있는 산책로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매력적인 문학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문학관이 아니라 문학촌이라 불리운다. 소나기 광장에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섶다리, 그리고 개울과 징검다리를 공간적으로 재현해 놓았다. 이 외에도 원두막과 수숫단을 형상화한 분수대를 통해 소설 속 장면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작품 속 배경지를 문학 공간으로 잘 가꿔 지난해 국내 유료 입장객이 가장 많은 문학관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전국 최우수문학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4D효과의 애니메이션을 제작·상영하고, 실내공연장을 이용해 정기적인 문학·문화모임과 특별전시 등을 유치해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속적인 방문객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산 선생에 대해서도 이런 사례를 적용한다면 훌륭한 문화인프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해를 배경으로한 요산 선생의 세 작품 중 제일 아쉬운 곳은 「회나뭇골 사람들」의 공간적 배경인 남해읍의 `회나무 거리`이다. 2004년 요산문학제 때 최초로 세운 `요산문학의 현장` 표지목이 회나무 아래 풀숲에 버려져 있다가, 어느 한순간 사라지고 없었다. 물론 나무 재질이라 훼손된 점도 있겠지만, 필자를 비롯한 후배 문인들의 관심과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선생님께 죄송하고 많이 아쉽다.
현대 사회는 지방자치시대인 만큼 향후 남해군에서도 지금까지 문화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과 협조를 해 왔지만, 좀 더 관심을 가져주고, 안내 표지판과 표지석을 세우는 등, 요산 선생의 발자취를 어떤 형태로든 좀 더 적극적으로 기념해 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회나무 거리 축제` 같은 행사도 남해 문화축제의 일환으로 기획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지역문화 행사로 구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표지목은 남해뿐만 아니라 부산 을숙도, 양산 사례와 같이 풍상을 견디지 못하고 훼손, 상실될 수밖에 없으므로, 부산 사하구에 세워진 것처럼, 비용이 좀 소요되더라도 반영구적으로 보존될 수 있고 미관도 수려한 표지석 설치가 제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간 필자는 `요산과 남해`라는 주제로 남해문학기행을 수차례 기획·인솔해 `요산 문학의 현장`을 방문했고, 향후에도 계속해서 실시할 예정이다. 남해문학회 이처기 고문님도 요산 선생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고, 요산 선생의 `문학의 현장`을 표시하고 새로이 표지석이나 안내 입간판이 설치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하면서 남해군과 남해주민, 남해 언론과 남해 문학인들(재외 문인들 포함)이 합심·협력하여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 <끝>

강달수 시인 약력

1997년 <심상> 등단.
동아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사)부산광역시인협회 부이사장, 부산사하문인협회 회장, 김민부 문학제·김민부 문학상 운영위원장, 강달수 시창작교실 원장.
전)화전 문학회장, 재부남해군향우회 대외협력분과 위원장·문화분과 위원장 역임.
시집 : 「라스팔마스의 푸른 태양」, 「몰디브로 간 푸른 낙타」, 「달항아리의 푸른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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