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초 졸업생 모두가 상주중에 입학할 때 가장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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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초 졸업생 모두가 상주중에 입학할 때 가장 기뻤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7.13 10:34
  • 호수 7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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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정주한 전 상주중학교 행정실장
상주중 대안교육 특성화 전환 주역, 지난달 26일 퇴임
지난달 26일 상주중학교 청암도서실에서 정주한 행정실장의 퇴임식이 있었다. 남해에 대안교육을 도입한 주역의 한 사람인 정주한 실장이 퇴임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상주중학교 청암도서실에서 정주한 행정실장의 퇴임식이 있었다. 남해에 대안교육을 도입한 주역의 한 사람인 정주한 실장이 퇴임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정주한 상주중학교 행정실장이 퇴임식을 가졌다. 정주한 행정실장은 강창수 상주학원 이사장, 여태전 교장과 함께 2016년 폐교 직전의 상주중학교를 경남 최초의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전환, 대안교육에 대한 인식 변화와 새로운 가능성을 연 주역이다. 정주한 전 실장은 상주면 금포마을에서 태어나 상주초·상주중을 졸업하고 대학 졸업 후 해성중고등학교에서 10년간 교사생활을 했다. 2008년 모교인 상주중에 돌아와 행정실장으로 12년간 재직했다.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 교장이던 여태전 선생을 초빙해 상주중학교를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전환한 이후, 기숙사와 본관 건물을 신축하기까지 실무를 도맡았고 학교와 주민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며 대안중학교의 성공적 출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퇴임식에서 그를 향해 쏟아지는 박수소리는 그래서 더 의미 있다. 이제 그는 정년을 맞아 교육행정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상주중학교와 내년에 개교하는 (가칭)보물섬고등학교로 이어지는 남해 대안교육벨트의 안착을 위해 지원자 역할을 자임하려 한다. 교사로서 또 학교 행정 실무자로서 반평생을 헌신해온 그의 교육철학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먼저 퇴임을 축하드린다. 대안교육에 대한 신념은 언제부터 가졌나 = 1990년대 초, 해성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결국 교육은 수요자인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데 똑같은 잣대로 줄을 세우면 다양한 재능과 개성을 못 살린다. 어른이 돼서도 하는 일이 적성에 안 맞아 불행해지기도 한다. 결국 학교를 떠난 후에도 고민은 이어졌다. 당시 간디고등학교와 무주 푸른꿈고등학교에 지원하려고도 했지만 실천할 수 있을까 싶어 접었다. 다른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다가 상주중학교로 왔고 지금껏 그걸 실천해온 거다.

상주중학교에서는 생각을 펼칠 수 있다고 봤나 = 제도권 내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법적 검토를 해보니 있었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아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가장 본질적인 것은 교(머리배움)와 육(몸배움)의 조화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몸은 안 쓰고 머리만 쓰게 한다. 몸 배움은 한번 되면 영원히 간다. 그걸 체험이라고 봤다. 그래서 체험위주 특성화중학교로 신청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자연환경이다. 상주중은 그걸 갖췄다. 상주중이 갖춘 자연환경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아이들이 심성을 갖추려면 교사가 백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아이들과 함께 해변에서 뛰어놀고 같이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교사가 교육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 전환에서 한 역할은 = 체험위주 특성화중학교 설립을 위한 법적인 근거를 찾고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역할을 했다. 말하자면 대안학교 출발과 실행을 지원했다. 여태전 교장은 교육에 대한 소프트웨어를 갖고 실행하고, 강창수 이사장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시설투자에 13억원을 기부해 학교가 흔들림 없이 나아가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퇴임식이 끝나고 정주한 실장과 상주중학교 재학생들이 마지막 기념촬영을 했다.
퇴임식이 끝나고 정주한 실장과 상주중학교 재학생들이 마지막 기념촬영을 했다.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왔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 지역주민, 교직원들과 대안교육 도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었다. 지역민들은 경제적 관점에서 학교를 없애고 호텔이나 리조트를 세워 지역활성화를 해야 한다고 했고, 나는 교육적 접근으로 여기서 아이들이 영원히 뛰어놀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되든 안 되든 일단 폐교 직전의 학교를 살려보고 안 되면 그때 다른 선택을 하자고 설득했다. 돈과 건물 짓는 문제는 다음 일이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 대안학교는 문제아들이 오는 학교라는 생각에 2017년에는 상주초등학교 졸업생이 한 명도 안 왔다. 그러다 3년째인 2018년에는 전부 왔다. 그때가 가장 기뻤다. 상주 학부모들이 2년을 지켜보면서 학교를 이해했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역할은 = 2021년부터 상주학원이 보물섬고등학교 위탁운영을 하는데 이를 지원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상주중학교도 아직은 미완성이다. 앞으로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의 변화는 내 한계를 넘는 일이다. 모두가 꿈꾸는 학교를 조성하는 데 하드웨어는 마련했지만 소프트웨어는 전문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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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오 2020-07-13 17:33:01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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