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황진이 시조론]이 우연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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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황진이 시조론]이 우연한 것인가?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7.23 10:30
  • 호수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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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49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힘줘 말하던 선각자들의 면면들이 생각난다. 이 말은 한국적인 것 즉, 다른 나라에 없는 우리 고유하고 독창적인 문화양식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임을 염두에 둬야 하는 말이다. 각 분야에서 우리 전통적인 것을 찾아보면 참 많기도 하다. 그것은 반만년 기나긴 역사의 저력이다. 역사가 짧은 나라에서 급조된 것들은 잠시 유행하는 것으로 끝난 경우가 참으로 많다. 

 그러나 우리의 것 중에 몇 백 년 동안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면서 소멸되지 않고 말 그대로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는 것은 문학 장르로 정형시 시조(時調)가 있다. 700년800년의 전통인데다가 그 발생지가 정확한 정형시의 문학 장르로 이만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은 서양의 소네트나 일본의 화까(和歌), 하이쿠(徘句)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것들은 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된다. 좋은 예로 몇 년 전 월간문학 에 김월준 씨의 월평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저명한 불문학자이며 시인인 이가림 인하대 프랑스문화학과 교수에 의하면, 프랑스 파리6대학교에 교환교수로 가 있을 한 학기 동안 우리 현대시에 대한 강의를 하게 되어 자기는 열심히 했지만 학생들의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아 그 연유를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자기들이 정립한 이론(현대시의 태동을 이끈 프랑스 시문학 이론을 말함)을 가지고 자기들의 흉내(프랑스 문학을 흉내 내는 다른 나라들의 시문학 경향을 일컬음)만 내고있는 한국 현대시를 들어보나마나 배울 게 뭐가 있느냐 하기에 궁여지책으로 한국시조론을 강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시조론을 강의하는 그 시간부터 학생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더니, 한 학기를 마치고 나니까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에 황진이 시조론이 나올 만큼 한국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 했다. 또한 한국적인 전통과 고유하면서도 독창적인 문화양식을 갖고 있는 성숙한 문화국가 한국이라고 은연중 말을 하더라고 했다.]

 그만큼 독창성을 중요시하며 세계문학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파리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데, 국제적으로 우리 시조의 알리기 작업 현실은 너무나 안일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문학단체에서 전 세계에 우리의 얼 시조(時調)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는데 특히 우리 고향 창선 출신 김봉군 박사가 한국본부 이사장으로 있는 세계전통시인협회의 활동이 가장 눈부시다.     

 일본이 하이쿠를 세계에 보급하기 위해 초등학교는 물론 그 이전에도 국민문학으로 그 바탕을 잡아 그들의 민족혼을 불어 넣은 후 그들의 고유문학을 세계로 진출시키는 가교를 놓았듯이 우리도 시조문학의 중흥을 위한 노력과 끊임없는 기반확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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