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蓮) 특용작물 생산하고 관광자원 만들겠다"
상태바
"연(蓮) 특용작물 생산하고 관광자원 만들겠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8.06 14:19
  • 호수 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 김경곤 관음포연꽃마을협동조합 이사장
관음포연꽃마을협동조합을 설립해 고현면 관음포 갯벌 1만2천평 부지에 연밭을 조성한 김경곤 이사장.
관음포연꽃마을협동조합을 설립해 고현면 관음포 갯벌 1만2천평 부지에 연밭을 조성한 김경곤 이사장.
연꽃은 7월 중순이 절정이다. 몇년 후 10만평 연꽃 공원에서 홍련·백련이 잇달아 피고지고 커다란 연잎이 바람에 너울대면 이 일대는 장관을 이룰 것이다.
연꽃은 7월 중순이 절정이다. 몇년 후 10만평 연꽃 공원에서 홍련·백련이 잇달아 피고지고 커다란 연잎이 바람에 너울대면 이 일대는 장관을 이룰 것이다.

 고현면 탑동마을 앞 터널을 지나 대사리 일원 관음포 들판에 들어서면 왼쪽에는 대사천을 따라 고현 둑방길이 관음포 앞바다까지 이어지고 오른쪽은 19번 국도가 지나간다. 그 사이 10만평가량 펼쳐진 들판에는 커다란 연잎이 너울거리는 연밭이 띄엄띄엄 흩어져 조성돼 있다. 그곳에서 관음포연꽃마을협동조합 김경곤(60·고현 탑동) 이사장을 만났다. 

 김 이사장은 고현 탑동에서 나고 자라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해 삼성전자에서 30여년간 재직하고 은퇴했다. 현재 재경고현면향우회장이기도 하다. 
 
갈대밭을 연밭으로 탈바꿈하다
 김경곤 이사장은 지난달 8일 6개 농가, 조합원 13명과 함께 관음포연꽃마을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등기 등 법적 절차와 사업자 등록을 마무리했다. 

 지금은 조합원들과 함께 탑동마을 빈 상가에 협동조합 사무실을 마련하느라 공사가 한창이다.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아끼기 위해 김 이사장과 조합원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관음포연꽃마을협동조합은 3년 전 김 이사장이 1100평의 자기 논에 연을 심은 후 거기서 난 종자를 고향 친구들과 주민들에게 분양하고, 원래 갈대밭이었던 관음포 갯벌 1만2000평의 땅에 연밭을 조성하면서 탄생했다. 서울과 남해를 오가다 보니 농사를 제대로 못했는데 그래도 첫해는 800평에서 수확해 1500~1600만원 정도 소득을 올렸다.  

 김 이사장은 "관음포를 바라보는 이 들판이 10만 평가량 된다. 앞으로 이곳에 연 단지를 만들어 연을 특용작물로 생산해 농가소득도 높이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음포는 연 생장 최적지 
 김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관음포 갯벌은 연이 생장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2019년 남해 도마초등학교 박상균 교사와 창원 대동초등학교, 창녕 남지초등학교 교사 3명이 여기서 자라는 연근을 대상으로 한 `갯벌연근 생태연구`로 경남과학전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 과정에서 연근 성분분석과 토질 분석을 경남농업기술원에 의뢰해 보니, 토질이 좋아 연근의 칼슘 함량이 농업진흥청에서 발표하는 작물의 성분분석표와 비교해 50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김 이사장은 "갯벌 염분의 영향이다. 나트륨이 인체의 신진대사와 세포 삼투압 작용을 촉진시키는 것처럼 농산물에도 그런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연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연근은 `혈관청소부`라는 별칭에 맞게 심혈관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효능이 있다. 연잎은 지방을 녹이는 성분이 있다. 연근, 연대, 연잎, 연자 등 각각의 효능과 성분이 탁월해 약재, 차, 식재료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1차 농산물로 팔기보다 가공을 하면 소득도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연근 칩, 연근 빼때기죽 등 가공품을 만들 계획이다. 다행히 남해군농산물가공센터가 설립돼 그 꿈을 앞당길 수 있을 것 같다. 
 
연꽃테마 한·중·일 화해공원이 꿈
 연 단지를 조성해 농가소득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김 이사장의 복안은 다른 데 있다. 바로 관음포 일대를 한·중·일 3국 화해공원으로 조성, 세계적 관광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고현면 일대는 관광객이 전혀 찾지 않는다. 2016년 집수리를 하러 내려왔을 때 고향마을이 적막강산인 것을 보고 놀랐다. 이듬해 3월 `한·중·일 화해`라는 테마를 떠올리고 곧바로 연을 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곳 관음포가 바로 노량해전의 격전지이자 한·중·일 3국의 전장이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끌던 조·명 연합군이 관음포의 자연조건과 지형지물을 이용해 왜선 250여척을 수장시킨 역사적 현장이 바로 이곳"이라며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동북아 3국의 화해를 이끌어보자는 취지로 연을 심게 됐다." 연에 대해서도 그때 처음 알았다고.

 연꽃 자체가 불교를 상징하고 자비, 화해를 연상시킨다. 김 이사장은 연밭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려고 한다. 먼저 이곳에 서로 고맙고 미안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정화하는 `화해 4코스`를 만들려고 한다. `할 말 한다` 코스, `미안하다` 코스, `감사하다` 코스, `사랑한다` 코스다. 연꽃 테마 힐링공원인 셈이다.

 김 이사장은 연꽃 화해의 공원과 함께 이락사, 이순신 순국공원, 대장경 판각 체험지를 역사 체험 코스로 묶으면 고현면 관광객들이 하루 정도는 충분히 머물다 갈 수 있다고 본다. 고현 둑방길 꽃축제에 이어 연꽃 축제도 가능하다. "연꽃도 아름답지만 바람에 연잎이 너울거리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라며 김 이사장은 엄지를 치켜세운다.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통해 지역의 변화를 꿈꾼다. 연꽃마을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