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끝자락
언제나 내 고향 남해의 여름은
남풍에 장맛비 찾아와 대지를 흥겹게 하고
갈바람은 은빛 백사장을 뜨겁게 달구고
갯바위에 부셔지는 파도소리가 귓전에 메아리친다.
검게 탄 나신으로 발가벗은 어린 시절
하얀 뭉게구름 산꼭대기에 내려앉을 즈음
뜨겁던 햇빛은 은모래 위에 반짝일 때
살랑거리며 달려드는 파도위에
가랑이 벌려 저편 수평선을 향해 오줌 갈기던 생각
방파제에 드러누워 도란도란 얘기하며
하나 둘 별을 헤다 잠들곤 하던 생각
소나기가 좋아 풀어놓은 망아지 마냥
뛰놀다 바닷가 동굴에서 젖은 옷 말리던 생각
중년이 되었을 보고 싶은 친구들 어디에 있는가?
친구들이여!
7월과 8월의 뜨거운 태양아래서
잊혀져간 세월의 시간을 되돌려보지 않으련?
아직도 그 시절 생명의 숨소리가 들려오는
바닷가에서 뜨거운 포옹을 해보지 않으련?
친구들이여!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뜨거운 모래가 있고
하얗게 부셔지는 파도가 있고
갯바람이 있는
뜨거운 내 고향 남해!
우리들의 고향 남해에서
죽어도 좋을 사랑을 노래해보자꾸나.
경찰 출신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곽기영 시인은(서면 서상 출신) 2011년에 서정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지난해 첫 시집 룗벚꽃터널 눈꽃 속으로룘를 펴낸 바 있다. 2015년 문학광장 본상 수상, 서울대 시서전에 초대된 바 있으며, 2016년 향토시인 시화전, 2017년 제9회 남북통일기원 한양예술대전 시화부문 최우수상 수상, 2018년 제16회 대한민국공예예술대전, 시화분야에서 `매화도`로 특선에 뽑혔다. 보물섬남해독서학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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