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된 바닷가 숲에 `힐링캠핑장` 조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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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된 바닷가 숲에 `힐링캠핑장` 조성 `논란`
  • 최정민 시민기자
  • 승인 2020.08.20 10:45
  • 호수 7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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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보호, 지역경제 활성화 무엇이 우선인가?" 고민 던져줘
400여 년 전 조성된 이동면 소재 앵강다숲에 캠핑장과 그 부대시설이 들어가는 공사를 진행하며 훼손시킨 꽃무릇 씨앗을 한 주민이 줍고 있다.
400여 년 전 조성된 이동면 소재 앵강다숲에 캠핑장과 그 부대시설이 들어가는 공사를 진행하며 훼손시킨 꽃무릇 씨앗을 한 주민이 줍고 있다.

 이동면 신전리 앵강다숲 일원에 국비 10억원, 경남도비 3억원, 남해군비 7억원 등 총 사업비 20억원이 투입되는 `남해힐링국민여가 캠핑장(이하 힐링캠핑장)` 조성이 진행 중이다.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힐링캠핑장은 야영데크 25면, 개수대 3개, 파고라 2개, 샤워실과 화장실, 관리사무실 각각 1동이 들어설 예정이며 남해군은 완공 후 힐링캠핑장을 운영할 민간사업자를 공모 입찰을 통해 선정할 계획이다.

 그런데, 힐링캠핑장 조성 사업이 일부 환경단체와 주민들로부터 자연환경 훼손을 지적받고 있다.

 2015년 남해군은 야생화 관광자원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원받은 국비 1억원과 군비 1억원 등 총 사업비 2억원을 투입해 앵강다숲과 인근 다랭이논에 야생화 관광단지를 조성해 관리해 온 지역으로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캠핑장이 들어설 경우 자연환경이 훼손 될 것이라는 우려가 사업 초기부터 제기됐다.

 조세윤 남해환경센터 대표는 "이곳은 400여 년 전 신전마을 주민들이 3만3천㎡의 땅에 조성한 바닷가 인근 숲으로 수령이 50~100년이 넘는 상수리나무 수백 그루가 있다"며 "또한, 상사화와 구절초 등 13 종류의 꽃단지가 있다. 특히, 가을이면 꽃망울을 활짝 피우는 꽃무릇의 아름다움을 구경하고자 군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힐링캠핑장이 성공하면, 취사행위 등 생활폐기물들이 숲 곳곳에 버려지게 되고 결국 숲은 서서히 죽어 갈 것"이라며 "힐링캠핑장이 실패하면, 옛 조상들이 정성스럽게 가꾼 숲에 인공 구조물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되게 될 것"이라고 사업 타당성에 의문을 던졌다.

 이에 남해군 관계자는 "조감도에 따라 꽃무릇 등이 식재된 야생화단지를 최대한 보존해 야영데크 등 시설물을 설치했고 또 꽃무릇단지내 방치돼 사용불가한 야영데크 8개소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꽃무릇을 심었다"며 "야영객들의 취사행위 등으로 버려지는 생활폐기물 관리 등은 물론 자연환경 훼손 행위들을 철저하게 감독하고 야생화 관광단지는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석탄발전소, 태양광발전소 등의 유치가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잇따라 좌절된 남해군 입장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벌이는 사업에는 어쩔 수 없는 자연환경의 훼손이 뒤따른다. 하지만 한번 파괴된 자연이 쉽사리 복원되지 못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 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방안을 심도 있게 군민들과 논의할 필요가 있음을 이번 힐링캠핑장 조성 논란이 시사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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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금자 2020-08-31 12:43:54
최정민님, 글에 공감하며 남해 환경이 잘 보존되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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