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골영화제가 8월 28일(금)부터 30일(일)까지 3일간 열린다. 상영 장소는 남면 남구체험휴양마을(시크릿바다정원) 다목적실이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로컬의 힘`이다. 로컬(지역 혹은 지역성)이란 개념 안에서 환경, 청년(취업), 노인(고령화), 도시재생 등을 주제로 한 영화 6편을 상영한다. 6편 모두 대중성과 작품성 면에서 호평 받은 작품이니 일단 주저 않고 와도 된다. 한편으로는 각 영화들이 던지는 메시지를 가볍지 않게 읽어내도 좋을 일이다. `시골` 남해에서 만나는 `로컬` 주제의 영화가 관객에게 남다른 재미와 의미를 갖게 할 듯하다. <편집자 주>

　"잘 살았다, 잘 견뎠다, 사박사박" 고단한 시집살이와 오직 가족만이 전부였던 삶. 글을 몰라 서러웠던, 이름 석 자 적는 게 소원인 어매들은 모진 세월 견뎌내고 나서야 글을 배웠다. 삶의 온갖 풍파를 견뎌낸 시인 할매들이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운율을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을 담은 `시(詩)확행 힐링무비`. 평균연령 80세,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채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온 할머니들은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도서관에 모여 한글을 배우면서, 서툴지만 아름다운 시를 써 내려간다.

　2013년 영도와 남포동을 잇는 도개교(선박이 드나들 수 있도록 몸체가 들리는 다리)가 개통되면서 화려한 재조명을 받게 되는 영도. 이곳에는 새로운 변화에도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 호황을 누렸던 점바치골목에 남은 할매, 강아지를 돌보며 살아가는 강아지 할매, 아직도 물질을 하는 청각장애 해녀 할매, 곧 문 닫을 조선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용접공… 이들의 희망은 이곳에서 계속 삶을 이어가는 것이다. 변화의 바람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요구하는데…. 
　

　오래 익을수록 인생은 맛있다! 90세 건축가 할아버지 `츠바타 슈이치`와 87세 못 하는 게 없는 슈퍼 할머니 `츠바타 히데코`, 둘이 합쳐 177세. 부부는 50년을 함께한 집에서 과일과 채소를 키우며 살아간다. 어느 날 슈이치는 설계 의뢰를 받고, `자연과 공존하는 건축`이라는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갖게 된다. 룗밭일 1시간, 낮잠 2시간룘, 룗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룘 등의 책으로도 알려진 노건축가 부부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진짜 풍요에 대한 사색의 여행을 선사하는 작품.
　

　거대기업의 꼼수를 이긴 용감한 정의. 글로벌 거대기업 듀폰을 향한 3535건의 대규모 집단소송을 승리로 이끈 변호사 롭 빌럿. 화학기업 전문 변호사였던 그는 1998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의 농장주 윌버 테넌트에게 처음 사건 의뢰를 받았을 때만 해도 유출 물질 파악 후 허가 여부만 확인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치아를 검게 변색시키고 소 190마리를 떼죽음으로 몰고 간 독성물질 PFOA(발암 코팅재료인 과불화화합물)를 알게 된 순간, 기나긴 싸움을 시작한다.
　

　<워터보이즈>, <스윙걸즈>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선사하는 유쾌 상쾌한 영화. 이번엔 `숲`이다!

　아르바이트나 하며 편하게 살고 싶어 하는 히라노 유키. 대학입시에 떨어지고 여자친구에게도 차인 그는 홍보 전단지 모델이 예쁘다는 이유로 산림관리 교육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긴 여정 끝에 가무사리 마을에 당도한다. 예상보다 힘든 교육과 부지런한 상관으로 인해 피곤한 일상이 계속되지만 홍보 모델이던 초등학교 교사 이시이 나오키를 만난 히라노는 그녀에게 점점 이끌리게 되는데….
　

　지구를 살리기 위한 해결책을 농업·에너지·경제·민주주의·교육 등 5가지 주제에 걸쳐 전한다. 기후변화가 야기할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를 위기에서 구하려면 현재의 대규모 공장농업 시스템을 소규모 지역농업 모델과 생태농업으로 바꿔야 한다. 에너지 모델 변화가 필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농업모델 변화는 에너지 모델의 변화를, 에너지는 경제를, 경제는 민주주의와 교육의 변화를 요구하는, 지구의 `내일`을 위해 모든 것이 상호의존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김수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