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학부모에겐 주택지원·일자리 알선
상주초, 경남작은학교살리기 시범학교 선정
경남도와 도교육청이 행정자치와 교육자치의 전국 첫 통합행정 사업으로 추진하는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가 남해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경남지역으로 이주시켜, 주민과 학생이 줄고 있는 마을과 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한 사업이다. 도와 군 지자체는 주택지원과 일자리 알선 등 이주민의 정주여건을 조성하고 교육청과 학교는 특색교육과정 수립과 공간혁신사업 등을 추진한다. 남해 상주초등학교는 고성 영오초등학교와 함께 올해 시범학교로 선정됐다. 상주초는 그동안 도와 군, 교육청 관계자로 구성된 실무추진위원회와 함께 교사, 학부모, 동창회, 지역주민들로 이뤄진 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 무엇보다 상주지역의 특성과 상주초만의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곧 다가올 학생(학부모) 모집설명회에서 온전히 모습을 드러낼 상주초 작은학교살리기 교육과정과 철학에 대해 안영학 상주초 교장과 강상우 지원부장에게 먼저 들어봤다. <편집자 주>
상주초 교육과정은 어떤 생각(철학)을 기반으로 구성됐나 = 안영학 교장(이하 안) : `꿈바라지`라는 애초의 교육철학을 능동적으로 살리면서 좀 더 지속가능하고 지역적 특색을 살리는 방향을 모색했다. 5월부터 학부모들과 자주 만남을 가졌는데, 공통된 말씀이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상주 은모래해변과 금산 등 자연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교육과정에 담아보자고 생각했다. 기후·환경위기, 포스트·위드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저마다의 꿈을 실현하며 성장하도록 학교와 마을과 자연이 함께한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그래서 `자연을 닮아가고 마을과 함께하는 상주초등학교`라고 정했다.
이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특색교육과정인 상주행복교육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면 = 강상우 지원부장(이하 강) : 크게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 자연을 닮아가는 교육, 언제 어디서든 배우고 성장하는 365상주교육 과정으로 운영하게 된다. 1학기는 마을학기, 2학기는 자연학기로 나누고 로드맵을 만들었다. 학년군별로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마을 만나기, 알아보기, 함께하기), 자연을 닮아가는 교육(수달과 팔색조 만나기, 알아보기, 함께하기)이라는 큰 주제로 교육과정을 설계했다. 또한 은모래 바다학교(해양레포츠 교육, 생존수영, 생태운동회, 은모래 걷고 기부하기), 나의 색깔을 찾아가는 학교(너나들이 다모임, 동아리, 둥지탈출 여행), 마을과 함께 책 읽는 학교(공간혁신, 상주책방, 저녁에 개방하는 커뮤니티공간, 문화행사), 아이 키우기 좋은 학교(방과후학교, 끼리끼리 배움터, 상상놀이터) 등 행복학교로서 해왔던 좋은 교육과정들을 살렸다.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마을과 자연 이야기, 마을과 함께 책 읽는 학교다.
교육과정을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 강 : 교육철학을 새롭게 구성하는 부분이었다. 밤늦게까지 선생님들이 함께 고민하고 동의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의미 있었다.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은 기존에 해온 내용과 자료가 있지만 교육철학과 맞추고 로드맵을 만들었다. 앞으로 마을주민, 마을 전문가와 함께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순천 동천마을 교육과정을 거울삼아 단점을 보완해 적용해볼 계획이다. 또 학생들과 함께 리빙랩 프로젝트를 실행해 가능성을 보려고 한다. 교육과정을 만들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각 교과목이 녹아들어가야 한다. 마을과 함께 하는 교육에 공교육을 녹여내야 한다.
마을(주민들)과는 어떻게 협력해나갈 계획인가 = 안 : 애초에 전달주 이장단장님을 만나 설명회를 하기로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진행이 늦어졌다. 앞으로 꾸준히 만나며 공감대와 협력관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번주 금요일(11일) 상주면작은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가 열린다. 이장단장님을 비롯한 주민들과 만나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남해군 실무추진위원회에서 유휴공공시설 리모델링, 임대주택 신축 등 주택 문제와 함께 이 부분을 좀더 구체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다. 이주민과 지역주민 모두 좋은 혜택이 될 수 있는 빈집과 펜션 활용방안도 좀 더 적극적으로 강구했으면 좋겠다. 주택신축 지연 대책과 지역주민들과의 원활한 협력과 선순환 효과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 같다.
이후 일정을 설명해 달라 = 안 : 19일 상주중학교에서 합동 전·입학생 유치 설명회를 하고 11월 남해군과 합동 전입생 유치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실외도서관과 놀이터 개선사업 등 공간혁신사업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