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집단 이기주의
상태바
코로나19와 집단 이기주의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9.11 11:32
  • 호수 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대논단│장현재 본지 칼럼니스트
장  현  재본지 칼럼니스트
장 현 재
본지 칼럼니스트

  8·15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들불보다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다. 바깥 활동은 제한되고 생활의 범위는 더 좁아져 하루하루의 일상이 지뢰밭이다. 이런 코로나19 재확산의 시발이 어디서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있다면 이기주의다. 이 이기주의는 개인 이기주의와 집단 이기주의가 있다. 그런데 이기주의의 힘은 개인보다는 집단이 더 강하다. 한편 여기서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사뭇 다름을 알아야 한다. 이기주의는 자신 또는 단체가 그 행위에 대해 편한 대로 해석하며 책임을 지지 않지만, 개인주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한 단체의 어처구니없는 집회로 말미암아 전국이 또다시 코로나 확산 위기에 직면,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가느냐는 갈림길에 처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이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모습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4세기 중세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1/3이 죽어 나갔다. 이때 사람들은 흑사병을 신의 분노로 여겼으며 단체로 마녀사냥을 했다. 그 대상은 유대인과 동성애자, 과부로 이들이 흑사병을 일으킨다고 가짜 뉴스를 만들어 군중 몰이로 심판했다. 하지만 이런 군중 몰이는 흑사병을 다시 퍼지게 했다. 당시 사람들은 합리적인 이유를 찾으려 하지도 않았고 여전히 신의 분노로만 여겼으며 이로 인해 사이비 종교집단의 광적인 행동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의학이 발달하면서 바이러스로 발생한 질병에 대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코로나19는 곧 치료법과 백신이 개발될 것이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편협한 생각이나 집단 이기주의에는 백신이 없다. 한번 전염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무서운 질병이다.
다음으로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을 본다. 의사하면 우리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떠올린다. 의사가 될 때 자신들이 한 선서가 있다.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이다. 의업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서 인정받는 이 순간, 자신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 이유가 있음을 인정하지만, 누구보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야 하는 시점에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는 것에 대한 반대로 본연의 일을 저버리는 것은 바로 집단 이기주의의 단면임을 보여준다. 국민 건강을 볼모로 파업을 행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재확산되는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모두가 집단 이기주의는 버려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인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해서는 안 되며 변화를 수용하고 이끌어야 한다. 바보가 아닌데 바보 취급받던 불통의 시대는 지났다.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것이 열려있고 공유하는 국민들은 깨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음은 언론이 바뀌어야 한다. 예리한 비판과 공정한 잣대로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 언론이 정치나 특정 단체의 이익에 영합하여 무책임하고 편협한 기사를 생산해 국민의 알 권리를 오도하는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가뜩이나 바이러스의 위협과 불편에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가 있는 국민들을 더욱 피로하게 만드는 일로 그만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들도 더 변해야 한다. 코로나19에게 안전지대는 없다. 바이러스에 타인만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전염될 수 있음을 분명히 인지해야 하며 해이해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바이러스를 퇴치를 위한 거리 두기로 불편함이 있더라도 조금 더 인내해야 한다.
어떤 이는 말한다. 코로나19 이전 우리가 누리던 혜택들이 삶의 최고라는 방점을 찍었으며 앞으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19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일은 절대 어려울 것이라 한다.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개인 모두가 존중되는 사회이다. 또한 개인의 힘이 약할 경우 뜻이 같은 사람끼리 단체를 만들어 집단행동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이건 민주주의 사회의 모습이다. 하지만 단체 행동도 일반 국민들이 보았을 때 그 주장이 옳다고 판단될 때 여론으로 힘을 모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지탄의 대상이 된다.
세계 최고의 질병은 집단 이기주의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이제 집단 이기주의는 버려야 한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지금 우리는 책임적 존재로 살아야 한다. 책임지지 않는 자유는 방종이며 자유는 책임져야 할 일 앞에서는 제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