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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9.18 17:02
  • 호수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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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초등학생 시절 대부분을 부산 보수동에서 살았다. 어머니는 책방골목 끝자리쯤에 조그마한 분식집을 하며 생계를 책임지셨다.
살던 곳의 5분 거리에 국제시장, 조금만 더 걸으면 남포동 영화 거리가 나왔는데 다양한 가게의 물건들과 화려함에 빠져 매일 거리를 헤매고 다녔다. 짜장 한 그릇 사 먹지 못하던 가난이 정말 크게 다가왔지만, 눈과 귀만큼은 정말 행복하다 느꼈는데 거리마다 유행에 따라 흐르는 음악은 어린 시절 나에겐 음악 감상실이었고 사 먹진 못해도 지나며 보는 맛난 음식은 꼭 성공해야겠다는 투지를 불사르게 했다.
모든 게 부족했지만, 어머니 가게 유리에 극장에서 포스터를 붙이면 무료 관람권을 두 장을 받곤 했는데 그때 나에겐 가장 큰 행복이었다. 그 후 영화광이 되어버려 지금까지 웬만한 영화는 찾아보고 있는데 15~16년 전 남해에 영화를 촬영하러 온 팀들과 안면이 생겨 직접 세 편의 영화에 도움을 주는 경험을 했다.
처음 도운 영화는 유명한 당대 배우가 많았음에도 개봉조차 하지 못하고 비디오방으로 직행하는 실패를 했는데, 통발 미끼로 낚시용 새우를 쓰는 것을 보고 감독에게 고등어처럼 비리고 큰 생선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화면에 안 잡히고 중요한 장면이 아니니 괜찮다며 촬영에 임하길래 "아! 이 영화 어렵겠다" 느껴 배우들과 친분만 다지며 지냈다.
두 번째 영화는 소품 감독이 매장에 찾아와 80년대 구멍가게 재현을 도와달라 부탁하기에 도왔는데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에 감동했고 개봉 후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해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영화만 하더라도 감독, 주연, 스태프와 투자까지 모두 훌륭하게 맞아야만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듯이 각자 모두 주인공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주변과 어울리고 있는지 돌아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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