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에 대한 놀라움과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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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에 대한 놀라움과 감사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10.08 11:59
  • 호수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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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58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고향의 전망 좋은 야외운동 장소로는 우람한 매원에 접해 있는 동네 뒷산 당산 노송 아래였다. 학창시절에는 노송과 매화가지에 시화를 내건 시화전을 자주 열었을 뿐만 아니라 노송의 굽은 가지에는 샌드백을 매달아 놓고 몸과 마음을 단련하던 곳이기도 하다.


 고향의 전망 좋은 야외운동 장소로는 우람한 매원에 접해 있는 동네 뒷산 당산 노송 아래였다. 학창시절에는 노송과 매화가지에 시화를 내건 시화전을 자주 열었을 뿐만 아니라 노송의 굽은 가지에는 샌드백을 매달아 놓고 몸과 마음을 단련하던 곳이기도 하다. 제3의 고향인 이곳에 고향의 당산을 대신할 곳을 물색하던 중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너른 바위 전망대로 마음과 몸을 조용히 얹어 놓고 있다. 당산에서 보는 강진바다와 하마정 들, 파천 들, 봉천과 망운산은 볼 수 없지만 도봉산, 북한산, 수락산, 사패산, 소요산, 감악산, 불곡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다.

 너른 바위 전망대에서 운동을 마치고 주봉을 목표로 한 능선을 오른다. 곧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아 6부 능선에서 하산을 서두른다. 이날은 사찰이 있는 곳으로 길을 잡았다.

 그런데 가도 가도 사찰이 안 보인다. 길을 잘못 들었다. 물이 쏟아지는 계곡이 전개된다. 이 산에 수없이 왔어도 오늘 처음 보는 계곡이다. 다시 돌아가기도 그렇고 그냥 계곡의 맨 아래까지 가보기로 하였다. 주변 어디에도 길은 없다. 그냥 바위를 넘고 물을 따라 내려간다. 좀 멀더라도 산중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계곡만 타고 하산하면 마을이나 들판을 만나게 된다. 트래킹하는 기분으로 물을 가르고 걷는다. 

 얼마를 왔을까? 황금빛이 눈부신 물체가 수면에 어린다. 영지의 균사체가 발산하는 광채를 직감한다. 올려다보니 이건 정말 놀랄만한 대물이다. 십장생도(十長生圖)에도 나오는 이 영지는 그 약효를 인정받아 재배까지 하고 있지마는 이런 대자연에서 신령스럽게 자라난 대물과는 그 약효가 비교될 수 없다.

 절간으로 가려는 길을 잡았으니 부처님의 도움인가? 아니면 날마다의 산행에 대한 산신령님의 도움인가? 조용히 두 손 모아 이런 영물 영지를 내려주심에 대한 감사의 묵도를 올린다. 

 아무도 다녀간 흔적이 없는 이 계곡에 충분한 수분과 거대한 참나무의 영양분을 먹고 아주 튼실하게 뿌리를 내린 대물이다. 중간 중간 새끼들이 생겨나고 있었지만 대물 두 뿌리와 중간 크기의 한 뿌리를 취한 이날은 정말 행운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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