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부러진 새는 걷는 것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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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부러진 새는 걷는 것이 편하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10.08 11:59
  • 호수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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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올 추석은 가족과 친지를 찾아뵙고 인사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일이 됐다. 추석 명절이 생긴 이후 유일하게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덕담을 나누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유일한 해인 듯싶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기에 돌아오는 추석에는 모두 웃으며 지난 한가위를 추억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한가위가 찾아오면 우리는 친지나 지인에게 선물을 보내며 정을 나누곤 하는데 전염병의 장기화와 그로 인한 경기침체로 대부분 가정이 더욱 어려운 현실을 맞고 있다. 일부 배달 사업과 특수한 상황의 사업을 제외하면 모두 어려운 상황인데, 여기에 유달리 길었던 장마마저 더해 채소와 과일 가격까지 한없이 치솟아 우리를 더욱 움츠러들게 하게 한다. 

 하지만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는 무리해 선물하고 친지에게 용돈을 드리려 하곤 하는데 과하면 받는 이도 오히려 불편할 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나이 차이가 있거나 불편한 몸으로 꼭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잡으려 한다면 정성과 겸손의 의지는 보이겠지만 오히려 상대가 더욱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선물보다는 감사의 마음 전달이 더욱 중요하기에 여의치 못한 환경에 처한 경우는 전화 한 통으로, 정과 감사함을 전달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높이 날던 새도 날개를 다치면 두 발로 걸으며 상처 아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듯 높은 지위에 있었거나, 한때 사업이 번창했거나  현실의 날개가 꺾였을 때는 겉치레를 걷고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스스로 치유에 힘쓰는 것이 오히려 주변에 부담을 줄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선물과 정은 주는 이보다 오히려 받는 이가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지만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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