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 찾아 남해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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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 찾아 남해로 왔어요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11.03 17:44
  • 호수 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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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13남매 키우는 김현태·임수경 부부
13남매를 키우며 평소 마당있는 집을 소망한 김현태·임수경 부부 가족. 지난 21일 새 안식처 마당에서 햇빛바라기를 하고 있다. 이날 오후 가을, 겨울, 단비, 봄, 여름이는 학교와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공부하며 놀고 있었다.
13남매를 키우며 평소 마당있는 집을 소망한 김현태·임수경 부부 가족. 지난 21일 새 안식처 마당에서 햇빛바라기를 하고 있다. 이날 오후 가을, 겨울, 단비, 봄, 여름이는 학교와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공부하며 놀고 있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아이를 키우는 김현태·임수경 부부가 지난 21일 고현면 동남치마을로 전입했다. 13남매와 부부까지 총 15명이나 되는 이들 가족의 행보에 많은 군민과 언론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첫째 주희(22) 양을 시작으로 하늘(17), 한별(16), 희망(15·꽃내중), 사랑(14·꽃내중), 가을(12·고현초), 겨울(10·고현초), 단비(8·고현초), 봄(7·고현초병설유치원), 여름(5·고현초병설유치원), 다빈(4), 우빈(4), 미소(8개월) 양까지 이름과 나이를 나열하는 것만 해도 쉽지 않다. 지난 23일 김현태·임수경 부부의 집을 방문해 고현면을 선택한 이유와 남해에서 그리는 생활, 가족사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 21일 마을잔치에서 참석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13남매 막내 미소 양.
지난 21일 마을잔치에서 참석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13남매 막내 미소 양.

많은 아이, 층간소음 미안하던 차에…
고현면 인구유치 학교살리기 캠페인 소식 접해
 김현태·임수경 부부는 "서울에서 생활할 때는 집이 붙어 있다 보니 작은 소리에도 층간소음이나 민원이 제기됐다"며 "그런데 사실 시끄럽긴 해서 죄송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 아파트에서도 살아보고 주택에도 살아봤지만 어느 곳이든 집이 따닥따닥 붙어 있다"며 "많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주거환경이 중요했는데, 5~6년 전부터 시골로 귀농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부부는 귀농을 결심하고 강원도를 비롯해 통영, 포항, 강원도, 보령, 해남 등 여러 지자체에 문의했지만 만족할만한 답변이나 설명을 못 얻었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했고 `고현면 인구유치 및 학교살리기 캠페인` 소식을 접하게 됐다. 곧장 연락을 취했고 백종필 고현초등학교 교장과 정금도 도마초등학교 교장의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과 안내에 부부는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진 교육자라면 우리 아이들을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결심이 서서 고현면으로 오게 됐다고 한다.
 아이들 또한 "오래전부터 바다가 있는 시골로 내려가는 것에 대해 얘기됐었기 때문에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임수경 씨는 "서울에 있을 때,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에 식비도 그렇고 돌봐야할 아이들이 많았다"며 "이에 반해 작은 학교는 편하게 등교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등 아이들의 사회성 훈련에도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고현면 여러 마을 중 동남치마을에 자리 잡게 된 이유에 대해 부부는 "저희가 바라는 집은 방이 많아야 한다. 또 아이가 많아 다른 집들과 떨어져 있어야 했고, 마당이 있길 원했다"며 "두 교장선생님에게 여러 집을 소개 받았는데,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고 답했다.
 
어르신들 빈자리 적적함에
왁자지껄한 가정을 꾸리게 됐어요
 임수경 씨는 "첫째와 둘째가 5살 차이가 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를 많이 낳을 생각이 없었다"며 "그런데 아이들이 태어나는 과정 중 어르신들과 가족들이 운명을 달리했다. 시간이 갈수록 식구가 적어지니까 공허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섯째까지 딸이다 보니 아들을 낳고 싶어서 아이를 많이 낳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종종 받는데, 그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이가 적은 집보다는 양육에 힘든 부분이 많지만, 아이들끼리 서로 돌봐주고 키우다보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어떻게 생활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 "어떻게 생활을 이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부부는 "생각을 못하고 내려왔다. 지금도 뭐해먹고 살지 고민한다"고 답했다. 이어 "거창한 일자리를 생각하지는 않는다. 작은 일부터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업에도 긍정적인 뜻을 비쳤다. 이어 "마을 어르신들도 일할 거리가 있다면 알려주겠다고 하신다"며 "마을 분들이 친절히 대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이들도 남해에서 자급자족하면서 살고 싶다고 희망했다. 둘째 하늘 양과 넷째 희망 양의 경우 웹툰작가를 꿈꾸고 있어, 재택근무하며 온라인으로 대부분의 작업을 할 수 있어 남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끝으로 부부는 "마을에서 대대적으로 저희 가족을 환영하는 잔치를 열어줘서 감사했다"며 "이제는 동남치마을 주민으로서, 고현면민으로서, 남해군민으로서 살아가겠다"고 전하며 따뜻한 격려와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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