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남해독서학교 10년… 독서활인 한 길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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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남해독서학교 10년… 독서활인 한 길을 가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11.05 15:43
  • 호수 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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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중고등학생 728명 졸업
토론 중심 독서교육 성과 높아
독서기행·캠프·특강 프로그램도

 보물섬남해독서학교(이하 독서학교)가 열 돌을 맞이했다. `독서가 사람을 살린다`는 독서활인(讀書活人)의 가치를 내걸고 문을 연 전국 최초 지자체 운영 독서학교로, 2011년 3월 개교했다. 독서학교는 10년 동안 총 915명이 입학해, 지난해까지 728명이 졸업을 했다.
 그동안 독서학교에서 구입한 책은 총 1만578권으로 학생 1인당 연평균 11권의 책을 지원받아 읽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해성고등학교 교장인 정인우 초대교장을 거쳐 현재는 정수원 교장이 2대 교장을 맡고 있다. 운영진은 총 30명으로 학교장과 교원 12명, 안윤기 운영위원장과 운영위원 6명, 자문위원 6명, 류상란 사무국장 등 사무국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교사들은 10년 동안 독서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결국 "독서학교가 키운 1천 명의 학생들이 남해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추고 협력·소통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살아갈 것이며 이것이 독서학교의 저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데는 그만한 근거와 자신감을 있을 터다. 지난 10년의 활동과 역사를 되짚어봤다.  
 
입학식
 독서학교는 글쓰기와 면접을 거쳐 학생을 선발한다. 졸업생들은 독서학교에서 다진 경험으로 시험이나 면접이 두렵지 않다고 한다. 3월 입학식과 동시에 캠프를 연다. 학생들이 남해의 모든 학교에서 모이는지라 얼굴을 익히고 친해지기 위한 `아이스브레이킹` 캠프다. 첫날의 서먹함을 깨뜨리고 몸과 마음을 예열하기에 충분하다.    
 
독서토론 수업
 중학생 반과 고등학생 반이 번갈아가며 2주에 한 번씩 화전도서관 강의실에서 연간 36시간 내외로 글쓰기와 토론 위주의 수업을 진행한다. 처음에는 세계명작과 고전문학 등 필독서를 중심으로 진행했지만 점차 인문학, 과학, 환경 등 주제 범위를 넓히고 하브루타, 역할극, 자유토론 등 아이들의 흥미와 눈높이에 맞게 수업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처음엔 말을 더듬던 아이들도 점차 활발하게 토론에 참여하고 고학년이 되면 스스로 책을 선정하고 토론을 주도한다. 책의 숲을 거닐며 성장하는 독서학교의 일상이자 근간이다.
 

2016년 다산초당 방문 때 찍은 사진. 독서기행은 김영랑 생가, 토지문학관, 파주출판도시 등 전국의 독서와 문학 관련 명소를 다니며 견문을 넓히는 계기를 제공했다.
2016년 다산초당 방문 때 찍은 사진. 독서기행은 김영랑 생가, 토지문학관, 파주출판도시 등 전국의 독서와 문학 관련 명소를 다니며 견문을 넓히는 계기를 제공했다.

독서기행
 전남 강진의 김영랑 생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 다산초당, 고산 윤선도의 유물전시관을 찾은 첫 번째 독서기행을 시작으로 박경리, 청마유치환, 김춘수, 최명희, 조정래, 이청준, 이육사, 이효석, 황순원, 권정생 등 국내 유수 작가들의 생가와 문학관, 전시관을 기행하며 작가의 문학정신을 느꼈다. 또 전주한옥마을, 도산서원, 한국국학진흥원, 파주출판도시, 쁘띠프랑스, 교보문고, KBS방송국, 별마당도서관, 변산공동체학교 등 책과 관련된 전국의 명소를 다니며 견문을 넓혀왔다. 지금까지 총 12차례 진행했다.
 

2019년 독서캠프는 환경을 주제로 진행했다. 남해군 쓰레기매립지를 견학하고 환경 관련 책과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모습.
2019년 독서캠프는 환경을 주제로 진행했다. 남해군 쓰레기매립지를 견학하고 환경 관련 책과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모습.

독서캠프
 주로 여름·겨울방학을 이용해 캠프를 연다. 디베이팅 대회, 독서퀴즈, 주제발표회, 모둠 프로젝트, 특강 등 다채로운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체육대회, 바래길 걷기, 전래놀이, 체험활동 등 독서학교 전 구성원의 유대감과 친목을 다지는 시간이다. 특히 졸업생 선배들과의 만남이 이뤄지고 독서학교의 전통과 기풍이 형성되는 특별한 시간이기도 하다. 입학 캠프까지 총 16회 진행했다. 
 

독서학교의 역사를 담아가는 교지 「독서활인」. 올해도 제10권이 발간될 예정이다.
독서학교의 역사를 담아가는 교지 「독서활인」. 올해도 제10권이 발간될 예정이다.

특강과 교지 「독서활인』
 독서학교는 작가와의 만남,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유명인사들의 초청강연 등 엄선된 특강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세상을 보면 시야와 식견을 넓히는 기회를 가져왔다. 그동안 정경우, 조일순, 이용수, 박종현, 정수원, 류민현 선생에게 문화와 역사를, 조세윤, 장성래, 김환용 선생에게 생태환경을 배웠다. 또 고두현, 김인자, 이남석, 이원규, 강제원, 오인태,  배유안, 임종욱, 서재심 등 작가와 시인들을 만나고 장충남 군수, 여태전 상주중 교장, 김 희 현대건설 전 부사장, 황용호 KBS본부장 등으로부터 각 분야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과 교훈을 새겨들었다. 특강은 총 32회 진행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총 9권이 발행된 교지 룗독서활인룘에는 각 권마다 그해에 쓴 대부분의 글들이 수록됐다. 독서학교의 수업과 활동 내용과 당시에 느낀 생생한 감정과 감동과 생각들이 학생들과 교사의 글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올해 발행될 책까지 독서학교 10년의 역사가 열 권의 룗독서활인룘에 생생하게 기록된다.  
 
코로나 이후의 독서학교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수업, 캠프, 특강 등 거의 모든 활동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시련도 겪었다. 독서학교 구성원들은 코로나 이후 언택트 생활문화가 강화되는 시대상을 반영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독서학교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시설과 예산 등 군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용 강의실과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최근 장충남 군수와의 간담회를 비롯한 행정과의 소통을 통해 공간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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