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학교 교사·졸업생 인터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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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학교 교사·졸업생 인터뷰 1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11.05 16:15
  • 호수 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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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솔(1~5기)·최미선(4~5기) 졸업생

보물섬남해독서학교가 문을 연 지 올해로 열 돌을 맞았다. 독서활인(讀書活人, 독서가 사람을 살린다)의 정신으로 2011년 개교한 보물섬독서학교는 그동안 72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남해군 중고등 학생들에게 평생의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책을 통해 이웃과 사회를 이해하며 민주시민의 기본자질을 함양해온 보물섬독서학교. 열돌을 맞은 보물섬남해독서학교와 함께해온 4인을 만나봤다. 정수원 현 2대 교장, 1기부터 지금까지 독서학교를 지도해온 남 희 교사, 올해 독서학교 교사로 후배들과 만나고 있는 류은솔·최미선 졸업생이다.<편집자 주>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인생을 배웠다" 

인터뷰 1 | 류은솔(1~5기)·최미선(4~5기) 졸업생
류은솔 졸업생.
류은솔 졸업생.

독서학교 출신으로 후배들을 만나러 교사로 돌아왔다 = 류은솔(이하 은솔) : 재작년 방학 때 잠시 남해에 내려왔다가 독서학교 신입생 면접관을 맡았다. 내가 몸담았던 곳에 새로 발을 들일 신입생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다. 대학을 졸업하고 작년에 남해에 내려와 독서학교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다 올해는 고3반 담임을 맡게 됐다.
최미선(이하 미선) : 건국대 문헌정보학과 3학년 휴학 중이다. 책도 좋아하지만 도서관 자체에 관심이 많아 사서가 되고 싶다. 독서학교 교사는 동기인 친구가 소개시켜줘서 하게 됐고 중1반을 맡고 있다.
 

최미선 졸업생.
최미선 졸업생.

후배이자 제자인 학생들과의 만남은 어떤가 = 은솔 : 고3 학생들은 중학생 시절부터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씩 독서학교에 다닌 학생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생각도 조리있게 말하고 유연하게 수업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교육, 심리학, 글쓰기, 현대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는데, 학생들은 책 선택부터 자료 수집, 발표, 토론 주제 선정 및 토론진행까지 모두 주체적으로 진행했다. 올해 고3반 담임을 하며 가르침을 받은 건 학생들이 아니라 내가 아니었나 싶다.
미선 : 열 살 차이나는 중1 친구들이 막냇동생 같다. 독서학교 교사를 하게 된 건 운이 좋은 것 같다. 마치 이걸 하기 위해 준비하고 휴학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이 반응해 주는 것이 좋다. 이제야 자유롭게 책 읽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해봤다. 처음에는 애들이 어색해하다가 말문이 트이니 잘하게 되더라.

자신의 독서학교 시절을 떠올려본다면 = 은솔 : 중2 때 김유정의 단편 「동백꽃」을 읽고 `점순이의 행동은 옳은가?`라는 주제로 재미있게 토론했던 기억이 난다. 또 독서기행을 가서 김영랑 시인·이청준 작가 생가 등을 방문했는데, 이후 국문학을 전공하고 김영랑 작가의 시를 읽을 때면 김영랑 생가의 뒷마당 대나무숲을, 이청준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이청준 생가의 소박한 앞마당을 떠올리곤 했다. 책으로만 배우는 지식이 아닌, 몸으로 느끼고 머리로 그릴 수 있는 경험이 가치있게 느껴진다.
미선 : 중3때 친구 소개로 독서학교에 지원했다. 처음에는 낯설었고 독서토론도 쉽지 않았다. 내 순서가 되면 심장이 뛰었다. 기억나는 수업은 찬반토론이다. 10대 때 화장을 하는 것 등 우리가 직접 주제를 정해서 했다. `사이코패스는 후천적일까 선천적일까`라는 주제로 토의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독서학교 10주년에 즈음해 한마디 = 은솔 : 올해는 코로나19로 독서캠프와 기행이 취소됐다. 그런데도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가며 독서학교를 이끌어가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다. 올해는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힘을 내어 앞으로 더 멋지게 나아가는 독서학교가 되길 바란다.
미선 : 이 1년이 내 인생의 자양분이 된 것 같다. 특별한 경험이고 쉽게 안 잊힐 것 같다. 독서학교에서 수업이란 말은 안 쓰면 좋겠다. 토론하고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다. 책을 통해 사람과 친해지고 소통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원래 취지이고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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