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남해-얼마나 편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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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남해-얼마나 편안한가!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11.06 12:03
  • 호수 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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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 보물섬남해포럼 고문
김 동 규보물섬남해포럼 고문
김 동 규
보물섬남해포럼 고문

서울 사는 친구나 손님이 어쩌다 남해에 오면 우선 그들은 신선한 공기와 잠자는 것과 같은 조용함과 어딘지 포근한 어머니의 치마폭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항상 희뿌연 하늘과 도시의 온갖 잡음이 고층아파트와 빌딩사이로 흐르는 속에서 살던 그들에게는 남해가 절해고도처럼 적막하게 느껴질 것이다. 모두가 잠자는 한밤중처럼 너무 조용하다, 공기가 너무 맑다, 밤에는 매우 컴컴하다 등등이다. 밤에도 낮처럼 훤한 불빛의 거리와 골목, 잠자는 시간에 일하고 있는 사람들, 늦은 밤거리를 질주하는 자동차들, 무엇에 쫓기듯이 빠른 걸음으로 물결처럼 움직이는 인파… 대도시 모습의 일면이다. 이러한 생활환경에 오랫동안 적응한 그들에겐 남해는 고향이고 농어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갑자기 물속처럼 조용한 분위기에 다소 생경하고 불편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잠자는 듯 조용한 남해-얼마나 편안한가이다.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법정스님의 수필 룗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룘이나 현대 기계문명에 뒤쫓기면서 허겁지겁 살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사색하면서 살아보자는 것으로 1999년 이태리의 몇몇 시장들이 모여 제안한 슬로시티(Slow city) 운동, 코로나19로 인간사회의 접촉방식변화는  대규모 아파트 생활환경을 회피하고 한적한 도시근교의 단독주택으로 주거문화의 성호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는 부동산의 추세를 알리고 있다. 미래의 주거환경은 도시생활에서 시골생활로 중심축이 이동한다고 본다. 사실 오늘날 지구환경오염의 주범이 생활쓰레기 문제도 이러한 대단위 아파트의 밀집주거에서 비롯된다. 이것은 가령 100mm의 비라도 보슬비로 하루 종일 내리면 괜찮으나 1시간 사이에 폭우로 변하면 홍수가 되듯이 집단 밀집주거의 도시생활은 생태파괴와 질병유발의 근원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남해군은 미래지향적인 발전조건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역대군수들은 인구증가를 위한 노력을 군정의 긴급과제로 삼고 각종의 정책과제에  군정의 에너지를 쏟아 왔다. 이것은 남해군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국농어촌지자체의 공통과제이며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온갖 유인책에도 가성비가 매우 낮고 어려운 난제이다. 그래서 행정수도만이라도 세종시로 하거나 전국의 농어촌 지자체에 노인전문 국립병원을 설립하고 자연경관과 여건이 좋은 곳곳에 실버타운을 국가가 주도하여 조성한다면 상당한 인구의 균형분산으로 서울의 부동산 문제나 도시생태오염의  문제도 동시에 해결되는 방안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서울과 경기지역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 정치행위의 전부, 경제의 2/3가 몰려있는 비정상적인 국가형태이다. 서울공화국이다. 특히 서울은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서울상공으로 언제 날려 보낼지 모르는 극히 위험하고 위태로운 지역이다. 따라서 국력의 분산정책이 절실한 한반도의 지리적인 조건에서 국력의 지방분산은 여러 가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의 중심도시가 전국적으로 분산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정치는 워싱턴 D.C. 경제는 뉴욕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가까운 일본도 도쿄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분산 발전시켜 왔다. 모든 국력이 서울에 몰려있는 `서울공화국`인 우리나라는 서울만 함락되면 국가가 몰락하는 이상한 구조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이 정권 말기에 수도를 유성 근방의 신도안으로 기획하고 설계한 것이나 노무현 정부가 `지방균형발전론`을 주요정책 목표로 삼으면서 적잖은 성과를 거둔 것은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할 업적들이라고 본다.
그러면 이러한 다양한 여건과 추세에서 남해의 지속가능한 미래형 발전방안은 무엇인가? 몇 가지의 주요과제만 개략하면, 인구증가를 위한 노력은 별다른 묘책이 없다. 남해군만의 현안이 아니고 국가차원의 정책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버타운의 조성으로 대안을 삼을 수도 있다. 그리고 펜션조성을 통한 관광활성화 정책도 재고해야 한다. 기존시설도 공급과잉이며 대부분 외지인들의 투자로 군의 경제적인 수입은 없으면서 불어난 쓰레기와 생활폐수만이 불어나고 더러는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독일마을의 성격규정에서도 본래취지를 벗어난 상업지구화는 잘못된 방향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기존 미국마을의 부흥과 함께 스페인 마을은 물론이고 일본마을 등을 적극 추진하여 특색있는 아이템으로 국내 유일한 견학지로 만들고 동시에 국내유일의 `남해유배문학관`이나 `남해국제탈박물관`과 같은 아이템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
몇 년 전이다. 세계적인 새 박사인 경희대 윤무부 교수가 특강으로 남해에 왔다가 생전에 적지를 찾아 `새 박물관`을 세우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군수에게 이 말을 전한 바가 있었지만 그만이었다. 그리고 연 제작의 전문가인 `사부랑공작소`의 윤종민 씨도 있어 `전국 연날리기 대회`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대답 없는 메아리였다.    
여하튼 투자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효과가 큰 아이템과 여타의 지자체가 시도하지 않는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요체이며 남해발전의 길이다. 실버타운 조성사업은 이미 여타 지자체에서도 구상하고 실현하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남해는 커다란 이점은 국내 어느 곳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기에 성공의 확률은 매우 높다고 본다. 잠자는 남해이기에 아직도 많은 가능성을 안고 있으며 그 자체가 특이한 성공조건으로 작용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지속가능한 새로운 브랜드로 나타나리라고 본다. 앞으로는 군민들과 행정공무원들 그리고 군의원들도 새롭게 깨어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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