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건 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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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건 법인가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11.06 17:50
  • 호수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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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사람이 살아가며 많은 길흉사를 겪지만, 늘어난 인구만큼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 많은 사고 중 대부분은 부주의로 일어나는 인재이며 불가항력의 사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능률과 편리함을 쫓아 만든 기계들로 생산성의 향상과 육체적 편리함은 늘었지만, 부주의로 일어나는 사고의 파괴력도 높아졌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초가지붕에 나무를 태워 난방과 먹거리를 해결해도 화재는 드물었고 설령 화재가 발생해도 이웃에게 피해가 전해지는 일은 잘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건물이 고층화되고 좋은 시스템을 법제화해 시공해도 간혹 일어나는 사고는 대형화돼 가고 인명피해 또한 크다. 사고 후 새 법을 만들고 제도를 개선하며 미리 사고를 방지하려 하지만 아무리 나은 법을 제정해도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진화를 위해 만든 소방도로에 불법 주차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늦어 조기대응에 실패하고 인명과 재산손실이 늘어났다는 뉴스를 접할 때 모두들 분노하지만 정작 본인은 집 앞 주차하는 게 현실이다.
팽배해져 버린 이기심이 타인을 죽게 했음에도 "나만 주차한 건 아니다"라며 자신을 용서해버리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우리의 모습은 아무리 완벽한 법을 가졌어도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고는 줄일 수는 있어도 없애기는 힘든 것이기에 발생 후 신속한 처리가 중요함을 인지하고 대비하려 소방서를 만들고 구급차를 운행하는 것인데 부족한 시민의식은 항상 신속처리를 막고 있고 그때마다 법을 제정하지만, 대부분 사후약방문이고 도돌이표 사고는 우리 가슴을 멍들인다.
우리 삶에 도덕성이 부족해 벌어지는 많은 일은 결코 법으로 채울 수 없음을 인지하고 올바름을 위한 불편함을 당연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조금 더 안전한 사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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