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없이 `알맹이`만 사는 `알짜`가게… 알맹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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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없이 `알맹이`만 사는 `알짜`가게… 알맹상점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11.09 16:36
  • 호수 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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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지속가능한 청정남해를 위하여 ⑤
포장재 없이 내용물만 구매, 용기 재사용·장바구니 대여
재활용품회수센터 역할도
매주 1회 다양한 워크숍 진행

쓰레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하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청정남해도 예외는 아니다. 농수축산업과 관광업이 중심인 남해군이 청정지역을 유지하려면 쓰레기 문제를 외면하고는 불가능하다. 남해시대는 `지속가능한 청정남해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기획기사를 연재해왔다. 1~2회는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와 가치예술협동조합의 역할과 협력 활동을, 3회는 부산시 장전1동 `어울림마을공동체`의 아이스팩 재사용 운동을 살펴봤다. 4회는 부산자원순환시민센터와 사회적기업 `에코언니야`를 방문해 자원순환교육과 녹색소비문화를 확산시켜 나가는 현장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서울로 지역을 옮겨 제로웨이스트 숍 `알맹상점`을 찾아가봤다. <편집자 주>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숍` 알맹상점. 평일인 금요일 오후지만 매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숍` 알맹상점. 평일인 금요일 오후지만 매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제로웨이스트 숍` 알맹상점을 가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알맹상점은 플라스틱과 쓰레기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제로웨이스트`(쓰레기 안 만드는) 상점이다.
 망원시장 일대에서 `플라스틱 프리(free)` 운동을 해오던 3인의 시민활동가 이주은, 고금숙, 양래교 씨가 의기투합해 지난 6월 문을 연 알맹상점은 신동엽 시인의 시를 연상시키는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를 모토로 삼고 있다. 말 그대로 `껍데기`(포장재) 없이 `알맹이`(내용물)만 원하는 만큼 소분하거나 용기에 다시 채워서(리필) 판매하는 가게다. 알맹상점을 이용하는 소비자, 주민, 활동가들은 일명 `알짜`(알맹이만 원하는 자)라고 부른다.

 이주은 공동대표는 "2018년부터 플라스틱 프리(free) 캠페인을 했다. 정부가 대형마트 기준으로만 1회용 플라스틱·비닐 사용을 규제하고 시장에서의 사용은 그대로 뒀다. 그래서 시장에서 1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재 안 쓰기 운동을 펼쳤고, 그 활동가(알짜)들이 공산품 위주의 쓰레기들을 줄이고자 이렇게 상점을 차리게 됐다"고 문을 연 배경을 설명했다.
 알맹상점은 이렇게 소분 구매가 가능한 화장품, 세제, 차, 기름, 식초 등과 함께 빨대, 수건, 가방, 주머니 등 다회용품, 자투리 천, 원두커피찌꺼기 등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화분과 각종 수공예품, 천연수세미, 천연비누 등 플라스틱 없는 천연제품과 공정무역 제품 등 다양한 물품을 포장 없이 판매한다.   

이주은(왼쪽) 공동대표가 `알짜`들에게 제품을 소분해 담는 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주은(왼쪽) 공동대표가 `알짜`들에게 제품을 소분해 담는 법을 안내하고 있다.
알맹상점에서 취급하는 업사이클링 제품과 공정무역 제품들. 무료 에코백과 종이가방은 인근 망원시장에서 장바구니로 사용할 수 있다.
알맹상점에서 취급하는 업사이클링 제품과 공정무역 제품들. 무료 에코백과 종이가방은 인근 망원시장에서 장바구니로 사용할 수 있다.

 알맹상점은 폐기물과 재활용품회수센터의 역할도 한다. `알짜`들이 가져온 우유팩, 말린 커피원두, 페트병 뚜껑, 렌즈통, 플라스틱 빨대, 실리콘, 투명 페트병, 브리타 정수 필터를 회수해서 각각의 재활용센터에 보내고 있다. 또 개점 초에는 망원시장에서 장바구니와 개인용기를 사용해 일회용품 없이 장을 보는 `알짜`들에게는 제철 채소와 과일 `알맹이`를 선물하는 캠페인을 진행했고, 지금도 장바구니를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알짜`들이 모여 매주 다양한 워크샵도 진행한다. 10월에는 매주 토요일 플라스틱 프리 워크숍과 함께 깨진 도자기를 수리하는 `킨츠키` 워크숍도 진행했다.
 처음 가게를 열 당시만 해도 "취지는 좋으나 한 통에 수백만 원이 넘는 샴푸통을 들여놓으며 얼마나 팔릴지 몰라 걱정했다"는 이주은 공동대표는 "다행히 SNS와 입소문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2~3일이면 2ℓ들이 샴푸 한 통이 다 팔릴 정도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기자가 찾은 금요일에도 매장 안은 물품을 구매하거나 공유물품을 기부하는 `알짜`들로 붐볐다. 매장에서 만난 `알짜`들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자꾸 이용할수록 나를 위해서도 환경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곳"이라며 "우리 동네에도 이런 가게가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연 기자 nhsd@hanmail.net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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