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 나의 삶 62 │ 月河 양영근
맴 맴 맴 찌~르 찌~르르르
귀가 따갑던 매미소리가
산들바람 불자 많이 순해졌다.
죽기 전에 짝을 구하겠다고
하루 종일 애타게 울던 수컷들이
종족번식 위대한 임무를 마치고
하나 둘씩 죽어 가는가 보다.
수컷 사랑 듬뿍 받은 암컷은
나무껍질 속에 알을 낳는다.
1년 뒤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땅속으로 들어가 긴 세월 인내하며
나무뿌리 수액으로 연명하다가
5년, 7년 후 지상으로 올라와
등껍질 벗어내고 드디어 매미가 된다.
그러나 길어야 한 달.
땅속 기나긴 암흑기에 비하면
밖으로 나온 삶은 허망하게 짧다
매미의 한살이는 한(恨)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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