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가 영화로 꽉 찰 수 있다면 내가 더 행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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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가 영화로 꽉 찰 수 있다면 내가 더 행복하겠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12.01 11:15
  • 호수 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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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문닫은 보물섬시네마 재개관
남해군, `작은영화관주식회사`에 위탁운영
 | 인터뷰 | 정민화 작은영화관주식회사 대표

지난 6월말 보물섬시네마 운영 사업자였던 작은영화관사회적협동조합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로 사실상 폐업했다. 남해는 4개월 넘게 영화관람을 할 수 없는 문화 사각지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군은 새 위탁 운영자 모집공고를 내고 지난달 14일 작은영화관주식회사(대표 정민화)와 위·수탁 협약을 맺었다. `작은영화관주식회사`는 협약을 통해 △운영인력 남해군민 우선 채용 △독일마을영화제·찾아가는 영화관 사업·자매도시 협력사업 등을 추진하게 된다.  그리고 보물섬시네마가 새 단장을 마치고 바로 어제(25일) 개관했다. 재개관 기념으로 오후 2시, 저녁 7시 상영에 맞춰 선착순 각각 100명(당초 150명에서 축소됨)에게 영화 <도굴>의 무료티켓을 배부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재개관 승부수를 띄운 정민화 작은영화관주식회사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남해보물섬시네마를 새로 위탁운영하는 정민화 작은영화관주식회사 대표(왼쪽)와 그를 돕고 있는 김태선 더펙 사업운영 담당 매니저.
남해보물섬시네마를 새로 위탁운영하는 정민화 작은영화관주식회사 대표(왼쪽)와 그를 돕고 있는 김태선 더펙 사업운영 담당 매니저.

보물섬시네마 재개관을 축하드린다. 영화관 위탁 운영을 맡게 된 계기는 = 우리는 원래 상영관 컨설팅과 교육을 주로 해온 더펙(thefek)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작은영화관협동조합이 보물섬시네마를 운영할 때부터 4년 넘게 영화진흥위원회 상영관 기술표준화 지원사업을 통해 장비관리 등의 기술지원과 운영 컨설팅을 해왔다. 작은영화관협동조합이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되면서 군에서 우리 쪽으로 연락이 왔다. 이런저런 도움을 드리다가 직접 작은영화관주식회사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지원해 수탁업체로 선정됐다.
 
군 단위 작은영화관은 사실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세로 어려운 시기에 재개관했다. 운영을 맡은 이유는 = 수익성만 본다면 작은영화관은 운영이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는 모회사에서 문체부 산하의 영화진흥위원회, 행안부 산하의 여러 단체들과 다년간 협업하면서 지원사업을 수행했다. 문화사업은 복지와 맞물려 있다. 우리는 보물섬시네마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지원사업을 유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사업제안을 했다.
 
운영에 대한 자신감의 근거는 = 모회사가 컨설팅업체다 보니 2개월 정도 2개 팀을 투입해 남해를 데이터로 조사분석했다. 이를 통해 남해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작은영화관은 현재 운영중인 곳이 54개 지역 58개점이다. 남해는 데이터로 매출분석을 해본 결과 군민들이 굳이 외지로 안 나가고 보물섬시네마로 유입되는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았다. 사전 인터뷰도 해보니 재개관에 대한 기대와 욕구가 크고 수요 역시 타 지역에 비해 최대 50% 이상 높았다. 우리의 운영방침과 설계가 접목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운영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복안이라면 = 연말에 지원사업으로 작은영화관 기획전을 진행한다. 또 내부적으로는 운영의 효율성을 연구했다. 우리는 근로인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 연중무휴로 상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찾아 운영에 낭비가 없도록 개선했다. 또 모회사에서 개발한 상영설비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효율화를 꾀하려고 한다. 인력감축을 해서 운영비를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인력을 활용하고 다른 부분의 효율성을 꾀하는 방식을 극장에 거의 최초로 도입하는 셈이다.
 
본사와 거리상으로 먼데 관리 면에서 어려움은 없나 = 본사가 서울에 있다. 작은영화관 운영을 준비하면서 먼저 산청점과 남해점을 확보했다. 앞으로도 경상도 지역 지점을 확장해 관리 효율성을 꾀하려고 한다.
 
각종 지원사업을 염두에 둔다면 상업영화 외에도 다양성 영화나 문화 이벤트도 가능할 것 같은데 = 작은영화 기획전이 그런 행사다.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다양한 문화행사를 상영하는 조건으로 운영비를 지원해준다. 이를 통해 다양성을 추구하려고 한다. 상업영화도 다양성에 들어간다. 그걸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산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인데, 특정층이 원하는 영화 보는 날을 지정하거나 다문화건강복지센터 등과 협업해서 해외이주아동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상영회도 하고 있다. 보다 넓은 의미에서 영화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남해 대중문화의 산실 같은 역할을 하면 좋겠다 = 사실 전체 상영관 중 단일영화관으로는 이곳이 좌석수 면에서 가장 큰 규모다. 212석 규모의 영화관이 울주 외에는 없다. 비수기인 내년 4월까지 6개월 정도 시범운영기간으로 잡고 있다. 방문율이 가장 떨어지는 곳은 `찾아가는 영화관 사업`을 하려고 한다. 내년에는 독일마을 축제에 맞춰 독일마을을 소재로 한 작은 영화제도 준비하고 있다. 수익성을 떠나 남해가 영화로 꽉 찰 수 있게 되면 내가 행복할 것 같다.
 
끝으로 한 말씀 = 남해군에 감사한다. 우리의 방향성과 제안을 믿어주고 공정한 입찰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우리의 제안을 선택해준 것이다. 큰 책임감과 사명감도 갖고 있다. 사전조사를 위해 남해에 20차례 방문한 것 같다. 식당이나 시장에 가서 여쭤보면 모두 영화관이 너무 아쉽다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기다려주는 모습이 우리에게 큰 힘과 용기를 줬다. 이전보다 더 흡족하고 즐겁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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