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심더~ 마, 함 해 보입시더~" 남해 태생 최동원 선수의 정신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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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심더~ 마, 함 해 보입시더~" 남해 태생 최동원 선수의 정신이 되살아난다
  • 최정민 시민기자
  • 승인 2020.12.04 16:54
  • 호수 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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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엔씨(NC) 다이노스 한국시리즈 우승과 남해인 최동원 이야기

 지난달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야구장에서 연고지가 경남인 엔씨(NC)다이노스가 `2020 케이비오(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대 2로 두산베어스를 꺾고 최종 우승했다. 2011년 창단한 엔씨다이노스는 올해 첫 정규 리그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 깃발을 들었다.
 2020년,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과 모기업인 엔씨소프트 임직원들에게도 잊지못할 한 해이다. 특히, `야구광`이자 엔씨 구단을 만들고 가꿔온 김택진 구단주(엔씨소프트 대표)에게는 더욱 특별하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홀로 챙긴 `무쇠팔` 故 최동원 선수의 정신을 되살렸기 때문이다. 김택진 구단주는 2011년 엔씨 야구단 창단 당시부터 최동원이 어릴적 영웅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최동원 선수의 빈소를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김택진 구단주에게 최동원 선수의 정신은 야구를 통한 숭고한 마음을 품게 한 정신적 지주였다.
 2011년 9월 14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최동원 선수의 일화 중,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 중 5경기 등판에 4승 1패로 40이닝을 무리하게 던졌던 이유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2010년 12월 엔씨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아홉번째 프로야구단 창단 의향서를 낼 때만 해도 엔씨소프트 연매출은 6천억원대에 불과했다. 장기적인 운영이 불확실해 보였다. "알겠심더. 마, 함 해 보입시더"라고 말하며 묵묵히 공을 던진 최동원 선수를 본받아 김택진 구단주는 빈약한 재정상황을 극복하고 끝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구어냈다.
 
故 최동원 선수, 그는 누구인가?
 1958년 5월 24일, 최동원 선수는 남해읍 북변리에서 태어났다. 남해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부산으로 이주해 야구를 시작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를 영원한 전설로 만든 사건이 1984년 치러진 삼성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이다. 정규시즌 막판에 노골적인 져주기 게임으로 비난을 받았던 삼성라이온즈의 추태에 멋지게 한 방 먹인 이가 바로 최동원 선수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상당히 앞섰던 삼성라이온즈를 꺾은 일등공신이 바로 최동원 선수였다.
 기록은 1차전 선발 등판·완봉승, 3차전 선발등판 12K 완투승, 5차전 선발등판·완투패, 6차전 구원등판 구원승, 7차전 선발등판 완투승으로 롯데 자이언츠가 아니라 최동원 선수가 우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980년대는 정치적인 이유로 시위가 많았던 시절이다. 그 시위에 참여하는 군중 속에 최동원 선수가 있었다. 놀란 사람들이 혹시 야구선수 최동원 아니냐고 묻자, "예, 저 최동원 맞심더" 하고 태연하게 시위를 계속하더라는 일화가 있다.(2011년 9월 방영된 KBS 스페셜 참조) 또한, 동료 선수들의 기본생계권 보장을 위해 선수협 창단에도 노력했다. 그러다 최동원은 1991년 5월, 3당합당에 반대하던 통일민주당 탈당파인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꼬마 민주당에 입당한다. 그해 6월에는 광역의원 선거에 부산시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다. 지역주의가 활개치던 그 시절 다수당인 민주자유당의 공천을 거부하고 민주당 간판으로 소신있게 출마해 낙선하지만 37.8%라는 적지 않은 표를 얻었다. 이처럼 지역주의 극복과 영호남 화합을 위한 초석을 놓았던 최동원 선수에게는 야구실력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정의감과 시대적인 소명감이 있었다.
 
스타마케팅이 나아가야 할 방향
 하동은 `정동원 길`, 진도는 `송가인 생가`, 포천은 `임영웅 트롯거리` 등을 조성하며 각 지자체들은 스타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하동군은 정동원 마케팅으로 주말에 3천여 명이 몰리는 등 관광객 유치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하지만 스타마케팅에는 긍정적인 측면만 있지는 않다. 겨우 13세인 정동원 씨가 자라면서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될 수도 있고 인지도가 떨어지는 등의 악재들이 생기면 브랜드 가치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때 반짝 뜨는 대중적 인기가 아니라 남해군의 특색에 맞는 검증된 스타를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불굴의 정신으로 나라를 지킨 이순신 장군의 철학과 삶이 녹아난 스타라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이런 측면에서 인간적 정의감과 시대적 소명감으로 살았던 최동원 선수의 강직함은 남해군민들의 정신과도 일치한다.
 지금이라도 남해군은 최동원 선수의 철학과 삶이 녹아든 스타마케팅을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알겠심더. 마, 함 해 보입시더" 라는  말로 갈음한다.
 
최정민 시민기자 (jobbus@naver.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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