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가사 첫 주지 성준스님 "수행에 전념하는 곳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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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가사 첫 주지 성준스님 "수행에 전념하는 곳 만들 것"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12.07 11:48
  • 호수 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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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한불교 조계종 종단등록 마쳐
제석산과 내금·외금마을 의미 되새겨
 인터뷰 | 낙가사 성준 주지스님

2000년 원학스님이 내금마을에서 기도를 하다가 지어진 낙가사. 2002년 운경스님이 합류해 이어져 오는 고즈넉한 절이었다. 그런 낙가사(남해읍 당넘로82번길 14-16)에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 원학스님과 운경스님은 "이곳에서 할 일을 다 마쳤다"는 짧은 인사와 함께 낙가사를 대한불교 조계종에 종단등록을 하고, 20년 만에 처음으로 주지스님이 왕림하게 했다. 그러고는 조용히 남해를 떠났다. 이제는 두 스님 대신 성준스님이 낙가사에서 인자한 미소로 신도와 함께 마을주민과 외부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편집자 주〉

낙가사 첫 주지로 성준스님이 올해 9월 2일부터 소임을 맡고 있다.
낙가사 첫 주지로 성준스님이 올해 9월 2일부터 소임을 맡고 있다.

남해와의 인연, 그리고 낙가사
 낙가사 역사상 첫 주지인 성준스님. 성준스님도 주지의 소임을 맡은 것도 처음이라고 한다. 성준스님은 올해 8월 중순에 임명장을 받고 9월 2일부터 주지의 소임을 맡고 있다.
 성준스님은 먼저 "낙가사는 원학스님과 운경스님 두 분 비구니 스님께서 20년 동안 잘 가꿔온 절"이라며 "올해 종단을 등록했고, 저 역시도 주지로서 처음으로 발령을 받았고 낙가사의 첫 주지라는 것도 부담이 크지만 기쁨도 동반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의 뜻처럼, 위로는 진리를 깨치고 도를 이루어 부처가 되려고 정진하는 동시에 아래로는 고해에서 헤매는 일체중생을 교화하려는 진심을 행하다 보면 부담감도 사라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낙가사에 오기 전 성준스님이 남해와 연을 맺은 곳은 보리암이다. 성준스님에 따르면, 회주(會主)스님인 능원스님이 보리암 주지로 있을 때 남해를 접했기 때문에 남해가 낯설지 않다. 남해에는 10년 동안 주소를 두고 있을 정도로 익숙한 곳이라고 한다.
 
제석산(帝釋山) 속 낙가사의 의미?
 성준스님이 낙가사 주지로 소임을 맡으면서 낙가사가 속한 제석산(帝釋山, 219.7m)과 내금·외금마을 등 일대를 공부했고, 흥미로운 분석내용을 설명했다.
 성준스님은 "낙가사가 속한 제석산의 제석이라는 말은 쉽게 쓸 수 있는 이름이 아니다"라며 "불교에서 말하는 우주의 관념 중 최상층 중앙에는 제석천(帝釋天)이 존재하는데 그곳은 제석천왕(帝釋天王)이 다스리는 곳이다. 제석천왕도 불교에 귀의(歸依: 부처와 불법과 승가로 돌아가 의지해 구원을 청함)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제석이라는 말은 소중하고 신성한 공간이라는 뜻이다.
 한편으로, 고조선을 세운 단군왕검이 `제석환인(帝釋桓因)`이라고 불리는 것만 봐도 제석에 대한 의미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성준스님은 "내금·외금마을 일대가 예전에 `당넘이`라고 불렸다. 지금 도로명주소를 보면 당넘로라고 한다"며 "아마 제석산이 남해의 당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즉, 이러한 제석산에 위치한 낙가사는 남해군에서도, 불교에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곳
 성준스님은 낙가사를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성준스님은 "공부하는 스님들이 살 수 있고, 언제든지 같이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참선하는 스님들이 많이 모이면 불자들도 자연스럽게 모인다"고 말했다.
 끝으로 불교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과 신도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성준스님은 "절에 와서 기도를 열심히 하고 원력도 키우며 종교 생활에 매진하는 것도 좋지만 불자로서 수행하기 위해 어려운 이들에게 보시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현대사회가 물질만능주의로 마음이 삭막해지고 있는데, 무엇이든 움켜쥐고 욕심을 부릴수록 불행해진다. 불교는 마음을 담고 수행하는 종교"라고 전했다.
 추워지는 날씨, 성준스님이 대접해주는 따뜻한 차와 함께 고즈넉한 낙가사에서 그동안 놓친 여유를 찾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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