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상쇠 심영후 씨를 기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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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상쇠 심영후 씨를 기억하십니까`
  • 한중봉 기자
  • 승인 2020.12.14 16:58
  • 호수 7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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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에 고관절 부상으로 10개월째 투병 생활
타악예술단 `다물` 자선 문화공연 준비
해양초 10회 친구들도 발 벗고 나서
자선 공연 티켓 구입하면 동참 가능
메구패 상쇠 심영후 씨는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가 대목인 광대다. 그의 꽹과리 소리에 따라 장구와 징, 북이 신명을 더하면 사람들의 가슴에도 휘엉청 보름달이 뜬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곤 했던 그의 꽹과리 소리를 듣지 못할지도 모른다.
메구패 상쇠 심영후 씨는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가 대목인 광대다. 그의 꽹과리 소리에 따라 장구와 징, 북이 신명을 더하면 사람들의 가슴에도 휘엉청 보름달이 뜬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곤 했던 그의 꽹과리 소리를 듣지 못할지도 모른다.

 심영후(55·남해읍 양지) 씨는 1년에 딱 보름만 산다.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가 그때다. 지신밟기 패가 거리로 나서고 포수가 가면을 쓰고 춤을 추고 심영후가 꽹과리채를 잡으면 남해읍이 들썩거린다.  사람들은 "일 년 열두 달 물 묻은 바가지에 깨 올라붙듯이, 가슴 부푼 처자에 총각 올라붙듯이, 뜨끈뜨끈한 화로에 엿 올라붙듯이" 복이 달라붙기를 빌어주는 그의 찰진 목소리에 한 해 복이 넘치리라 믿었다.
 인터넷 메일 주소를 한글로 `심매구`라 지을 만큼 풍물을 좋아하는 심영후 씨는 이른바 메구에 미쳐 살아온 사람이다. 남해사랑청년회 풍물패 `어불림`에서 장단을 익혔고 동료들과 함께 독립문화단체인 타악예술단 `다물`을 만들어 전통문화 계승에 앞장섰다. 그가 이렇게 메구에 목을 매는 것은 어쩌면 그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에 변화가 생겨 시력장애가 생기는 `황반변성`을 가진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잘 보지 못해 듣는 것에 집중했고 덕분에(?) 그는 신명을 살리는 상쇠가 됐다.

엎친 데 겹친 고관절 부상
 시각장애인 심영후 씨에게 두 번째 시련이 닥친 것은 올해 초다. 남해군 소속 무기계약직으로 재활용선별장에서 일하던 심영후 씨는 2월 초 읍내 한 골목길 계단에서 넘어져 고관절 부상을 당했다. 지역 병원을 전전했지만 고관절에 생긴 염증은 좀처럼 낫지 않았다. 병가를 내면서 치료를 계속했지만 차도가 없어 결국 그는 6월 말 직장도 그만두었다. 남해에서 치료를 해도 차도가 없자 8월부터는 부산 동아대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아직까지 염증을 잡는 음압치료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10개월 남짓 병원 생활도 그를 힘들게 하지만 더 그를 억누르는 건 날이 가면 갈수록 쌓여가는 병원비다. 심영후 씨는 "음압치료가 끝나면 다시 수술을 한다지만 어떻게 될지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고 전하고 "마음을 내 준 동료와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보다 못한 이들 나서
 심영후 씨의 딱한 소식을 접하고 나선 이들이 타악예술단 `다물`과 해양초 10회 동기들, 그리고 66년생 말띠연합회 등이다.
 타악예술단 `다물`은 2018년 12월에 있었던 류석인 돕기처럼 이번에도 자선 문화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공연은 12월 26일(토) 읍내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 SNS를 활용한 랜선공연도 생각하고 있다.
 공연내용도 눈길을 끈다. 공연은 주로 `다물`과 `고르예술단`이 맡는데 길놀이를 시작으로 모듬북 공연 태고의 울림, 선비춤, 판소리, 모듬북 공연 용천의 소리에 남해지역 포크송 그룹의 공연이 더해질 예정이다.  이들은 공연 티켓을 제작해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들에게 판매한다. 티켓구입 문의는 해양초 10회 동기회 김상기(m.010-3434-0594) 회장이나 다물 윤동권(m.010-3859-8652) 회장에게 연락하면 된다. (후원계좌 농협 492-02 -010002 농협 심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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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오 2020-12-15 05:03:31
빠른 쾌유를 빕니다.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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