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 틈 없이 계속 걷고 싶은 남해바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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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 없이 계속 걷고 싶은 남해바래길"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12.18 12:21
  • 호수 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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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걷지 않으면 길은 생명을 잃는다"
남해바래길 지도·애플리케이션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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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바래길 완주자에게 듣는다
남해바래길 완보 인증서를 받은 2호 완주자 최정숙(왼쪽) 씨와 3호 완주자 곽정란(오른쪽) 씨가 지난달 16일 남해바래길 완주를 마치고 남해바래길센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해바래길 완보 인증서를 받은 2호 완주자 최정숙(왼쪽) 씨와 3호 완주자 곽정란(오른쪽) 씨가 지난달 16일 남해바래길 완주를 마치고 남해바래길센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해바래길이 올해 개통 10주년을 맞았다. 남해바래길이 새롭게 단장된 모습을 알리는 `바래길 2.0 선포식`과 제10회 남해바래길 가을소풍 행사가 지난달 22일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남해바래길 완보 인증서를 받은 최정숙(제주도) 씨와 곽정란(여수시)  씨가 눈에 띄었다. 2호 완주자는 최정숙 씨가 3호 완주자는 곽정란 씨로 기록됐는데, 평소 함께 길을 걷는 사이로 사실상 공동 2호 완주자로 봐도 무방하다. 이들은 지난달 10일부터 16일까지 7일 만에 개편된 바래길 본선 16개와 지선 3개를 완주했다. 두 완주자를 통해 개편된 남해바래길의 매력과 개선점 등 남해바래길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남해바래길을 비롯 제주도 올레길, 남파랑길 등 여러 길과 등산으로 전국을 누빈 두 사람. 최정숙·곽정란 씨에게 개편된 남해바래길의 인상이 어땠을까? 두 사람은 "남해바래길의 규모가 엄청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각 길마다 개성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며 "산과 바다, 들판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자연조건도 일품"이라고 호평했고, "위험한 구간도 있었지만 재밌고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불과 일주일 만에 19개 코스를 완주한 그들. 그들이 꼽은 남해바래길의 최고 코스는 어디일까?
 최정숙 씨는 "다랭이지겟길과 앵강다숲길, 섬노래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남해의 가을을 완연히 느낄 수 있는 길이자 남해의 가을 그 자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곽정란 씨는 주저 없이 말발굽길을 꼽았다. 곽정란 씨는 "갈대가 서 있고 바람에 흔들리며, 형형색색 단풍이 물들 숲도 느낄 수 있어서 힐링 그 자체였다"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남해바래길은 지루한 길이 없기 때문에 코스마다 샛길도 하나의 매력이다. 남해바래길을 걸을 때는 음악도 듣지 않고 자연을 즐기며 걸었다"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정숙 씨가 바래길을 걸으며 찍은 말발굽길의 일출 장면이다.
최정숙 씨가 바래길을 걸으며 찍은 말발굽길의 일출 장면이다.
최정숙 씨가 바래길을 걸으며 찍은 다랭이지겟길의 일출 장면이다.
최정숙 씨가 바래길을 걸으며 찍은 다랭이지겟길의 일출 장면이다.

남해바래길 지도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지도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필수다. 거리와 소요시간, 난이도, 편의시설 안내 등 각 코스별로 계획을 짜고 일정을 잡는 데는 반드시 수반돼야할 수단이다.
 바래길 2.0으로 개편되며 선보인 남해바래길 애플리케이션. 두 사람은 남해바래길을 안내하는 지도와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호평했다.
 최정숙 씨는 "남해바래길 전용 앱이 출시됐다는 점은 길을 걷는 이들에게 희소식"이라며 "바래길을 완주할 때 자세한 안내 덕분에 쉽게 걸을 수 있었다. GPS 오류로 잠깐 코스를 벗어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첫 출발 치고 매우 훌륭한 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곽정란 씨는 "남해바래길은 지도 하나만 봐도 길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안내가 잘 돼 있다"며 "지도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앱까지 출시돼 코스를 헷갈리지 않고 쉽게 걸을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아직 시범 개통이고 이제 막 출시된 앱인 만큼 GPS 오류나 작은 문제점들은 서서히 고쳐나가길 바란다는 소망도 함께 전했다.
 이와 함께 최정숙 씨는 "길을 걷는 사람들은 `트랭글`이라는 앱을 많이 쓴다. 트랭글에 남해바래길 코스가 업로드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불편함 또는 아쉬움
 어느 길이나 불편한 점이나 아쉬운 점이 있기 마련이다. 남해바래길도 시범 개통하며 많은 개선과 정비를 거쳤지만 부족한 점은 있는 법. 두 사람은 "남해바래길에는 시작점과 끝을 알리는 확실한 이정표가 없다"며 "다른 길을 걷다보면 구분이 명확해지는데 가장 눈에 띈 점은 이정표의 부재"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동면 원천항을 지나는 코스는 도로가 길게 늘어져 있어, 빠르게 달리는 차 옆을 걷는 게 정말 위험했다"며 "분명 우회할 수 있는 길이 있어 보였는데, 이는 차차 개선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길이 개편되면서 거리도 늘어났는데 아직 제초작업이 안 된 곳이 많았고 여러 산악회에서 묶은 리본들이 낡아서 미관을 해치는 점도 아쉬웠다"며 "이는 남해바래길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남해에서 먼저 개선한다면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걷는 이로서 바람
 두 사람은 다소 침체돼 있던 남해바래길이 활성화되기 위해 기지개를 켠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
 두 사람은 "남해바래길뿐만 아니라 전국의 여러 길을 만들어 놨는데 많이 사라지고 있다"며 "길이 사라지는 건 결국 사람들이 걷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남해바래길이 존재할 수 있게 애써주신 윤문기 바래길 팀장을 비롯한 남해군에 감사드린다"며 "계속해서 남해바래길이 걷는 이들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게 길의 소중함을 아는 남해군이 돼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현재 남해바래길이 시범 개통 중인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더 다듬어지면 다시 한 번 걸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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