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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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첫날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12.21 12:13
  • 호수 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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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당신의 회갑 날 아침)
독자시 │ 정동균 시인
정  동  균시인
정 동 균
시인

내 마음을 사로잡은 단발머리 소녀가 한눈 팔까 두려워
내 가슴에 깊이 숨겨 원앙의 둥지를 틀었습니다.
따듯한 두 손 꼭 잡고 앞만 보고 달려온 팔도강산동서남북
가시길 마다않고 믿고 따라온 내 당신 그 마음 고마워

참으로 행복한 여신을 만들려고 정도의 길 뒤로하고
지름길을 달려온 바보 같은 나였음을 고백합니다.
갈팡질팡 달리 세상 늦게 가는 줄만 알았는데
한숨 몰아쉬니 황혼의 문턱인 이 아침이 되었답니다.

돌이켜 생각하니 한두 번도 아닌 수만 번을
마음이 아파도 내 낭군이기에 믿어주었고
힘들고 지쳐도 내 당신이기에 참아주었고
가슴이 쓰려도 지아비라 참아준 당신 그 마음 앞에
진정 고개 숙여 이글을 드립니다.

60평생 걸어온 힘들고 험난한 가시밭길
그래도 지금까지 참아준 당신의 버팀목은
우리의 진정한 사랑이었고
자랑스러운 삼남매 때문이라고 한
당신의 그 마음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이제 남은 소망은 망월산 위에 빛나는 저별 따다
당신의 치마폭에 안겨주며 여보, 내 당신 인교
늦게나마 별을 따왔소! 하고 기뻐하며 감사하며
백년 길 천년 길 남은여생 천천히 다가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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