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바래길 걸으며 고향사랑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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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바래길 걸으며 고향사랑 느껴보세요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기자
  • 승인 2021.01.07 11:33
  • 호수 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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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사 | 구덕순 재경남해군향우회 회장
신축년 1호 완보자 구덕순 회장.
신축년 1호 완보자 구덕순 회장.

  사랑하고 보고 싶은 향우 여러분, 새해맞이 잘하셨는지요?

 어떤 말로 새해 인사를 드려야 할지 마음이 열리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2020년은 갔지만 새롭게 맞는  2021년도 희망이 보이지 않은 채 맞이했습니다.

 남남은 물론이고 피를 나눈 사랑스런 가족도 5명이 모이는 걸 꺼리는 이런 일은 우리가 겪지 않아도 되련만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추석 때만 해도 얼마지 않아 코로나가 가리라 믿고 다같이 힘을 모아 남해인의 끈질긴 근성으로 조금만 참고 견디면 코로나는 물러가지 않겠냐고 서로를 다독거리며 격려했던 말들은 시간이 지난 지금은 거짓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된다는 의료진들의 소식통은 모두를 암울하게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그래도 지금까지 잘 버텨왔고 앞으로도 잘 버텨 주시리라는 간절한 소망을 해봅니다.

 여느 해 같았으면 연말연시 모두가 정신없이 바쁠 때입니다. 저 역시 군 향우회 회장으로 재경도민회 행사와 재경남해군향우회 행사를 준비해서 진행하고 각 읍·면과 산하단체 행사마다 참석하기 위해 몸 하나가 부족할 정도로 정신없이 뛰어다닐 시기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외출도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무료하게 보내느니 고향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고향 남해는 코로나 청정지역을 지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고 더욱이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경계하는 눈치여서 정다운 친구나 친지들과 맘편히 식사 한 끼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새롭게 단장한 남해 바래길 걷기였습니다.

 몇 년 전 남해를 완보한 적은 있지만 새단장한 남해바래길은 마치 코로나가 나에게 선물해 준 기회처럼 느껴졌습니다.

 바래길 걷기는 3번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본선 16코스, 지선 3코스 등 총 19코스 231㎞를 13일 동안 걸었습니다. 새해 첫 날 보리암 지선 3코스를 마지막으로 걸었습니다. 보리암에서 우리 내외 군민들의 건강과 안녕을 빌고 "코로나야 물러가라"고 목청껏 외치고 끝냈습니다. 덕분에 올해 첫 바래길 답사자 완보증을 받아 명예의 전당에 등록했습니다. 

 새롭게 걸어온 바래길은 정말 남해가 보물섬 그 자체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눈 덮인 보리암, 굽이굽이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들을 보면서 절로 탄식이 나오고 내 고향 남해가 더없이 자랑스러운 순간이 많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보물섬의 숨은 비경들을 우리 모두가 같이 누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향사랑이 새록새록 솟아날 것입니다. 여러분도 새해에는 한번 걸어보시길 권합니다.

 나쁜 소식들 중에도 기분 좋은 소식 하나는 애써 키운 남해특산물 보물초 시금치가 평년보다 가격이 높아 농가에 큰 위안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 일인 것마냥 반갑습니다. 이런 기쁜 소식 마음에 품고 새해에는 희망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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