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초를 덮는 부직포의 진실… 냉해예방과 상품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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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초를 덮는 부직포의 진실… 냉해예방과 상품성 확보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1.01.21 16:48
  • 호수 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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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이 아닌 시기에 씌우는 것은 옳지 않아
지난 19일 촬영한 시금치 밭에 씌워진 하얀 부직포의 모습.
지난 19일 촬영한 시금치 밭에 씌워진 하얀 부직포의 모습.

 남해군 시금치 브랜드 `보물초`가 지난해 10월 18일 본격적으로 확정된 가운데 이달 시금치 경매가격이 10kg당 5~6만원선을 유지하고 있어 겨울철 농가의 소득원으로 한몫을 하고 있다. 시금치 농가에서는 12월부터 1월 혹은 2월까지 하얀색 부직포로 시금치 밭을 덮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시금치 가격이 좋으니, 품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빨리 키워서 많이 팔고 싶은 욕심이 아닌가", "부직포를 씌우면 노지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자연 그대로의 시금치가 아니게 되고, 보물초로서 차별화되는 점이 무엇인가"와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직포, 단순 농가의 욕심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왜 농가들은 보물초에 부직포를 씌울까?
 이와 관련 여러 시금치 농가를 비롯한 이혁균 남해군시금치연합회 회장은 우선 "시기나 기온에 맞지 않게 부직포를 씌우는 농가가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냉해를 예방해 수확시기에 맞는 물량을 확보해야 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여러 시금치 농가에 따르면, 부직포를 씌우지 않게 되면 예정된 수확날짜에 수확을 할 수가 없다. 땅이 얼어서 시금치를 캐는 날이 들지 않고, 계약 날짜의 물량을 확보할 수가 없다고.
 결정적으로, 기온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비나 눈이 내리게 되면 시금치의 색이 초록색에서 갈색으로 변질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때문에 `상품성`으로 가치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직포를 씌우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날의 기온에 따라 다를까?
 이혁균 회장은 이렇게 답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도 씌우는 경우가 있고 안 씌우는 경우가 있다"며 "그것은 농가의 자유"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을 굳이 따진다면 기온보다는 각 농가에서 키우는 시금치가 수확예정일이나 계약된 날짜에 맞췄을 때 너무 자라지 않으면 씌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혁균 회장은 "부직포를 씌우게 되면 안 씌운 시금치보다 당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은 느낀다. 그러나 씌우는 기간이 정말 길어야 일주일 정도"라며 "봄이나 가을에 부직포를 씌워서 시금치를 빨리 키워서 맛과 품질을 저하시키면 안 되겠지만, 지금과 같이 물량이 부족하고 날씨가 추울 때는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농가에서는 자율적으로 부직포를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보물초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에 서 있는데, 전국의 소비자들은 갈색보다는 초록색 시금치를 대부분 선호한다"며 "많은 시금치 농가가 현명하게 부직포를 씌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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