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꿈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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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꿈이 있습니까?"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2.04 10:56
  • 호수 7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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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이준기(샬롬교회 목사)
이 준 기 샬롬교회, 샬롬전인치유원 목사
이 준 기
샬롬교회, 샬롬전인치유원 목사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쑤린)에 나온 우화를 우리 상황에 맞게 각색해 봅니다. 

 바다 속에 사는 모래알이 있었습니다. 이 모래알은 다른 여느 모래알들과 마찬가지로 매일 햇님 달님과 바닷물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다른 삶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저 모래알로 평범하게 살 수밖에 없는 걸까?` `이대로 살다가 사라져가야 하는가?` `삶이란 것이 이렇게 지루하고 우울함밖에 없는 것인가?`

 그런 어느 날입니다. 이 고민하는 모래알은 한 모래가 조개의 몸속에서 아름다운 진주로 변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속에서 뜨거운 열망이 일어났습니다. `나도 그렇게 되리라. 나도 나도…` 마음먹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다른 모래알들이 바보 같다고 비웃고 조롱했습니다. "야! 생각해 보아라. 조개 안에 들어가면 햇빛도 달빛도 물결도 느낄 수 없어… 공기는 또 얼마나 부족한 줄 알아? 숨 막혀 죽어… 답답하고 외롭긴 또 얼마나 외로운 길인데… 미련하게 그런 고생을 사서 할 필요 있겠니? 우리같이 물결 따라 햇빛 따라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지… 인생이란 게 뭐 별거 있겠니? 다 그렇고 그런 거야. 너만 유별나게 살 필요 없어…."
 
 하지만 모래알은 누가 뭐라든 아랑곳하지 않고 조개의 몸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래알의 온몸은 조개가 분비한 하얀 점액에 휩싸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모래알은 조여 오는 점액에 숨이 막혔지만, `아름다운 진주로 변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모래알이 그 아름다운 진주로 변했는데 왜 나는 못하겠어?`, `나도 진주가 될 수 있어` 스스로 위로하면서 묵묵히 어둠 속의 생활을 참고 또 참으며 고통의 나날을 견뎠습니다.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때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해가 지나고 조개가 입을 활짝 벌리는 순간, 화려한 빛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모래알이 드디어 찬란하게 빛나는, 가장 아름답고 귀한 진주로 변한 것입니다. 한편 그렇게 바보 같은 짓 하지 말라고 비웃고 조롱하던 다른 모래알들은 여전히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평범한 모래알로 살아가거나 이미 먼지가 되어서 어디론가 사라진 후였습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에게 한 앵커가 질문을 했습니다. "당신은 그 많은 돈을 들여 로켓 발사를 세 번이나 실패했는데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까?" 이에 일론이 "나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앵커의 "왜지요?"라는 질문에 그의 답은 분명했습니다. "나는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금도 하루 10시간 연구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집에 갈 시간이 없어 공장에서 잠을 잔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누르고 세계 1등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지구를 구하고 인류를 구하는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의 저자 리즈 머리는 1980년 뉴욕 브롱크스 빈민가에서 태어납니다. 마약 중독자인 부모에게서 자라야 했습니다. 늘 굶주림의 고통과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장 같은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어머니는 마약 중독자였는데 몸을 팔다가 에이즈에 걸리면서 가족이 해체됩니다. 한 달에 25일을 굶주렸습니다. 배가 고플 땐 치약을 짜 먹기도 합니다. 생활보조금은 엄마 아빠가 마약을 사느라 5일 만에 탕진되었습니다. 마약을 위한 5달러를 벌기 위해 엄마는 매춘과 구걸을 했고 아빠는 쓰레기통을 뒤졌습니다. 그마저도 부족하면 집 안의 쓸 만한 물건들은 모두 내다 팔았습니다.

 그녀가 15살 되던 해에 엄마가 에이즈에 걸리고 아버지마저 보호시설로 보내지면서 결국 그녀는 거리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굶주림에 익숙했습니다. 그녀에게 세상이란 `나를 거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거대한 벽`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거리에서의 생활은 그녀를 변화시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목격한 한 여자의 죽음은 `세상에서 이대로 사라질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바뀌었고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 위해 낯선 세상을 향해 문을 두드리기로 마음을 정합니다.

 그녀는 여러 번의 실패와 면접을 거쳐 베이야드 러스틴 고등학교에 입학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돌아갈 집이 없는 그녀는 건물 층계나 지하철 역에서 공부를 하며 고등학교 4학년을 2년 만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합니다. 그리고 결국 뉴욕타임스에서 장학금을 받아 당당하게 하버드에 입학하게 됩니다. 
 
 나약해지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아무런 지원도 없는 절대적인 빈곤 속에서 하루를 버티는 일도, 한 과목을 통과하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등에 지고 손에 들고 다닐 수밖에 없었던 무거운 책과 턱없이 부족한 수면, 그리고 오늘은 어디서 자고 무엇을 먹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모든 일상이 그녀에겐 버겁기만 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는 한 가지 심상을 이용했습니다. 경주 트랙에서 홀로 달리는 주자를, 아무것도 없이 뻥 뚫린 트랙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장애물을 뛰어 넘어야하는 트랙을 달리는 주자를 마음에 그렸습니다. 상상 속에서 그 장애물들은 그녀가 해결해야 하는 굶주림과 잠자리와 학교 공부로 대치되었습니다. 그녀는 학교 졸업장이라는 결승점으로 달려가기 위해 장애물들을 하나하나 차근히 넘었고, 마침내 2009년 하버드대학을 졸업합니다. 

 그녀가 어둡고 힘들었던 자신의 삶을 객관적이고 무겁지 않은 문체로 생생하게 담아낸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는 오프라 윈프리가 수여한 추퍼상과 백악관 프로젝트 롤모델상 그리고 크리스토퍼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절망과 좌절로 몸서리치는 온 세상 사람들에게 감동과 살 용기를 준 그녀는 전 세계 최고의 CEO 700명을 청중으로 두고 강의도 했습니다. 

 현재 그녀는 뉴욕에 매니페스트 리빙이라는 회사를 창립하여, 세계 각지를 다니며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성취하도록 영감을 주는 연설과 워크샵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간파한 결론은 "내가 무엇을 시도하느냐? 시도하지 않느냐의 문제다"입니다. 온몸으로 자신의 삶을 껴안아 "벽"을 깨부순 것처럼 스스로 어둠을 깨뜨리고 세상 밖으로 나온 그녀의 삶이 우리에게 어떤 음성을 들려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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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은 2021-02-04 13:01:51
숨막하게 멋진 노래한 곡을 들은것 같은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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