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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2.04 10:57
  • 호수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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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작은딸이 지난 연말에 좋은 성적을 받으면 평소 갖고 싶었던 악기를 사달라며 조르기에 올 A를 받으면 사주겠다 약속했다. 고등학교 재학시절에도 크게 공부에 연연하지 않았고 대학에 보내면서도 성적을 기대하지 않았건만 자신의 인생계획을 위해 알아서 공부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상위권의 성적을 내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 과목에서 A학점을 받지 못해 악기를 가지려는 딸아이의 애교를 볼 수 있는 행운까지 따랐다. 

 돌아보면 누구나 학창시절 내내 성적표를 받고 학업의 성취도를 평가받으며 성인이 되고 나서는 사업을 하는 이는 소득으로, 직장인은 근무평가서로 때로는 급여와 명예로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끝없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삶의 평가는 얼마나 많은 부귀영화를 누렸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버렸고 과정과 동기보다는 결과만을 중하게 생각하는 사회로 바뀌어 버렸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의 불명예는 먹고 사는 문제의 고통보다는 소외당하는 외로움과 타인의 삶을 표면적 비교만으로 판단하기에 늘어만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분명 우리는 아무리 물질적 풍요를 누려도 내면이 흔들리면 행복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바뀌어버린 개인의 평가가 돈과 직업이 주는 지위가 아닌 인품과 성실함, 타인을 위한 배려와 도덕성에 점수를 매기고 높은 점수를 득하려 노력할 때 비로소 더불어 사는 이상적인 사회가 만들어지리라 생각한다. 

 국민 대부분 신정보다는 구정에 차례를 지내고 어른을 찾아뵙고 인사하듯 아무리 물질 만능 시대라 해도 행복한 삶은 조금 더 인간다운 사고와 행동에서 얻어짐을 되새겨보는 요즘이다. 코로나 19로 가족이 모두 모이지도 못하는 구정일지라도 정만큼은 줄지 않는 따뜻한 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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