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영웅 최원근, 적십자사 `명예의전당`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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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영웅 최원근, 적십자사 `명예의전당`에 오르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3.11 11:02
  • 호수 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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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헌혈 100회 달성
봉사정신 강한 해병대 출신 공무원
해병대 출신 공무직 공무원 최원근 씨는 헌혈 100회를 기록해 적십자사 명예의전당에 올랐다. 기부하거나 지인에게 나눠주고 몇 장 안 남은 헌혈증서를 보여주는 최원근 씨.
해병대 출신 공무직 공무원 최원근 씨는 헌혈 100회를 기록해 적십자사 명예의전당에 올랐다. 기부하거나 지인에게 나눠주고 몇 장 안 남은 헌혈증서를 보여주는 최원근 씨.

 "남을 위한 봉사보다는 나 자신을 위한 헌혈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시간 되는 대로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헌혈 100회` 기록을 세우며 대한적십자사 홍보관 명예의전당에 오른 최원근(50·읍 신기마을) 씨가 남긴 헌혈소감이다. 최원근 씨는 지난달 24일 진주 헌혈의 집에서 100회째 헌혈을 했다. 명예의전당에 오른 헌혈영웅의 소감 치고는 꽤 덤덤하다. 이 덤덤한 말처럼 그는 아무 일 아닌 것처럼 헌혈을 해왔다. 헌혈 30회 하면 은장, 50회 하면 금장 유공장을 받는데, 소중히 간직할 법도 하건만 어디 뒀는지 모른다고. 100회 때 받는 명예장은 필요없다고 아예 안 받았단다.  

 공무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최원근 씨가 헌혈을 시작한 건 2002년경부터니 대략 10년 정도 됐다. "부상 사상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우연히 헌혈의 집을 발견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그리고 그가 본격적으로 헌혈을 하게 된 건 3년 전부터다. 남해에 헌혈의 집이 없다 보니 연가를 내고 일부러 차를 몰고 인근 시로 나가는 수고로움도 기꺼이 감당한다. 

 최원근 씨는 헌혈을 하기 전이면 5일 전부터 음식을 절제한다. 평소 좋아하는 고기며 술, 밀가루음식을 일체 멀리하는데 헌혈을 위해서라고 말하면 친구들도 인정해준다고. 실제로 기름진 음식을 즐기면 피 색깔도 다르고 수혈용으로 부적합해 연구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기왕이면 좋은 피를 필요한 사람에게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커서 헌혈 전에 좋은 몸 상태를 만든다. 그는 "헌혈을 오래 안 하면 오히려 몸이 찌뿌둥하고 하고 나면 몸이 더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라며 헌혈이 건강을 지키는 자기만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아내 허은정 씨도 헌혈영웅 남편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헌혈하는 즈음이면 피를 맑게 해주는 미역국을 많이 끓여준다고. 

 헌혈하고 10일 정도 있으면 혈액검진표가 날아온다. 검진표로 몸 건강이 양호하고 정상이라는 확인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헌혈 후에 받은 헌혈증서는 기부하거나 필요한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정작 본인은 몇 장 없다. 이 헌혈증서가 있으면 자신이 필요할 때 무료로 수혈할 수 있는데 워낙 많다 보니 자연스레 나눔을 실천하게 된 것이다.

 사실 최원근 씨는 해병대전우회 회원으로서 자부심이 더 크다. 해병대 682기이자 해병대 중에도 1%만 할 수 있다는 해병특수수색대 출신이기도 하다. 야간방범활동, 수중정화활동 등 남해해병대전우회가 벌이는 각종 지역봉사활동에 더 많은 애정을 갖고 참여한다.    

 "수중정화활동은 3월부터 12월까지 1년에 10회 정도 하는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모일 수 없어 아쉽지요." 이것도 봉사라기보다는 군대에서 배운 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그의 말에서는 해병대 전우로서 갖고 있는 `붉은 명찰의 자부심`이 묻어난다.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자주 헌혈을 할 것을 권한다고 한다.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헌혈자, 혈액공여자가 없어 혈액이 부족하다는 말이 뉴스 자막으로 계속 나오더군요. 피가 부족해 사람을 살리지 못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죠."

 그의 친구들은 시키는 것도 아닌데 헌혈을 하면 최원근 씨에게 인증사진을 보내곤 한단다. 이것도 그를 기분 좋게 만드는 일이다. 주위에 그의 선한 영향력이 번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가 전파하는 이 기분 좋은 일들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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