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돌보며 행복감·책임감이 함께 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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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돌보며 행복감·책임감이 함께 커졌어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3.11 11:05
  • 호수 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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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창수건 만들어 후원자들에게 선물
길냥이 후원자들에게 답례품을 배달하려 나선 아이들.
길냥이 후원자들에게 답례품을 배달하려 나선 아이들.

 `고양이와 행복하고 싶어요` `고양이를 때리지 마세요` `고양이를 지켜주세요` 등 아이들 목소리가 담긴 메시지를 띠지에 적었다. 후원금이 들어오면 밴드에 올려서 알리고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돌며 후원자들에게 답례품을 배달했다. 이렇게 해서 마을주민과 동고동락 조합원, 상주초 교사 등 21명이 길냥이 프로젝트의 후원자가 됐다. 조 영 씨와 아이들은 모금액 일부로 고양이 사료 2포대를 사서 2월 14일 `방울이 아저씨`에게 전달했고 현재 남은 돈이 45만원이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조 영 씨와 아이들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조 영 씨는 "아이들이 길냥이들을 그저 귀여워만 했는데, 고양이 모습, 태도, 습성, 행동을 자세히 보고 관찰하고 고양이 처지를 이해하고 책임에 대한 부분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한다. 먹이 주는 것을 넘어 길고양이 개체수 관리가 시급한 문제임도 알았다고. 조 영 씨와 아이들은 앞으로 이 문제도 궁리해볼 생각이다.

길냥이 후원자들에게 전달할 답례품(소창수건).
길냥이 후원자들에게 전달할 답례품(소창수건).

 조 영 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서 어른들을 움직이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보통 학교나 모임에서 아이들이 캠페인을 하지만 거기서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뭔가 변화를 느껴야 살면서 용기를 내고 다른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작은 것이라도 변화가 일어나는 체험을 겪어봤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어른들이 손발을 맞춰줘야 해요. 그 중간다리 역할을 내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양멍카페를 비롯한 마을 애견·애묘인들과 군민들에게 반가운 소식 하나.

방울이 아저씨(왼쪽 세 번째)에게 고양이 사료를 전달하는 아이들.
방울이 아저씨(왼쪽 세 번째)에게 고양이 사료를 전달하는 아이들.

 남해군이 마당개(관리없이 마당에서 키우는 개) 무분별한 개체수 증가와 유기견 발생 방지를 위해 중성화 수술비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지원 대상은 5개월 이상 된 마당개이며 예산에 따라 140마리 정도가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주소지 관할 읍면동을 통해 신청접수를 받고 있다. 김 도 군 가축방역팀장은 "지금까지는 군내에 중성화 수술을 담당할 동물병원이 없어 타 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다음주부터는 군내 병원에서도 수술실과 도구를 갖춰 수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내년에는 길고양이 대상으로도 중성화 수술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차 길냥이 프로젝트를 마치고 파이팅하는 조 영 씨와 아이들.
1차 길냥이 프로젝트를 마치고 파이팅하는 조 영 씨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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