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고의 안일한 대처, 학생과 학부모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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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고의 안일한 대처, 학생과 학부모 분노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3.18 10:33
  • 호수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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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코로나19 첫 학생 확진자 이면 취재기

 A중학생은 지난 15일 밤 6시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A학생이 다니는 B학원은 중학생뿐만 아니라 남해고등학교와 남해제일고등학교 학생들도 많이 다니고 있다. 그래서 두 학교는 밤늦게까지 아니 어쩌면 새벽까지 교직원들은 16일 등교수업의 여부부터 B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의 조치까지 논의를 펼쳤다. 당연히 A학생이 음성 판정을 받아 B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마음을 졸이며 다음 날을 맞이했다. 16일 오전 7시께 다행히 A학생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B학원에서도 A학생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과정에서 남해고 교장은 오전 8시 남해군보건소에 직접 A학생의 검사 결과를 확인했고, 남해고 학생들은 전원 등교를 할 수 있게 조치했다.

 제일고 학생들도 등교했다. 그런데, 뜻밖의 조치가 내려졌다.

 조례시간인 오전 8시30분을 전후로 B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은 전원 귀가하라는 내용이었다. B학원에 다니는 학생은 50명. 이미 A학생이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던 대부분의 B학원의 학생들은 어리둥절했다. 선생님이 지시했으니 학생들은 귀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학교와 먼 거리에서 등·하교를 하는 학생들은 부모님을 호출하기도 하고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기도 했다. 

 그렇게 40분여가 흘렀을까? 제일고에서는 다시 등교하라며 학생들에게 연락했다. 갑자기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을까? 제일고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학생들을 귀가시킨 후에야 A학생의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즉 아침조례 전까지는 A학생의 음성 판정 결과를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는 뜻이다. 결국, 음성 판정을 받았으니 지침에 따라 등교를 할 수 있게 조치를 한 것이다. 

 학생들은 분노했다. "학교를 오기 전 우리도 A학생의 음성 판정 결과를 알고 있었는데 학교에서는 확인하지 않고 등교를 번복했다.", "등교를 번복하며 사용한 교통비는 보상이 안 되는가?", "문자나 전화가 아닌, 웹에서 가입해야만 볼 수 있는 아이엠스쿨에만 짧은 사과문을 올려놓고, 왜 학생들에게는 사과를 하지 않는가?"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학부모도 분노했다. 출근을 하던 학부모들은 자동차 핸들을 다시 학교로 돌렸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는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의심자로 분류되면 출근도 할 수 없는 입장이라 천국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B학원도 분노했다. 애초에 B학원에서 확진자가 나타난 것도 아니고, 다른 경로로 A학생이 검사를 했을 뿐인데, 마치 확진자가 있는 학원처럼 매도당했기 때문이다.

 제일고에서는 A학생의 검사 결과를 몰랐고 귀가 조치 이후에 결과를 알았기 때문에 일어난 실수라며 학부모들에게 죄송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출근 시간 이전 교직원 중 어느 누구도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타당한 변명은 아니다. 만약 A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고, 아침 8시 이후 안전 안내 문자로 그 결과를 확인했다면 더욱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결국, 미리 확인하지 못한 잘못과 그에 따른 깔끔한 사과도 아니다.

 15~17일까지 이와 관련해 취재하고 마무리 지으면서 문득, 이 글로 인해 학교에서 B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부디 그런 일로 또 신문사로 제보가 오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제일고가 공교육 기관으로서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유례없던 코로나19 확산으로 남해군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언비어로 고통 받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다른 이유로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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