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 아름다움 오롯한 조도와 호도,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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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 아름다움 오롯한 조도와 호도, 그 섬에 가고 싶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3.18 10:47
  • 호수 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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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섬` 조도와 호도를 가다 1
호도에는 해식애가 발달해 있다. 호도의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의 해안절벽에는 일제강점기 병참초소와 부두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호도에는 해식애가 발달해 있다. 호도의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의 해안절벽에는 일제강점기 병참초소와 부두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남해군 미조면 조도와 호도가 경남도의 역점 시책인 `살고 싶은 섬 가꾸기` 공모사업에 지난해 7월 최종 선정됐다. 군은 `주민의 일상이 섬의 역사가 되는 살고 싶은 범섬과 새섬`이라는 주제로 올해부터 3년간 30억원을 투입해 마을공동체 활성화, 문화관광 생태여행지 조성, 주민소득 증대사업 등을 통해 주민은 살고 싶은 섬, 여행자는 가고 싶은 섬, 청년은 일하고 싶은 섬으로 조도와 호도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섬 주민들은 군이 이미 추진하고 있는 남해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과 연계해 주민대학 운영, 천년의 약속 동백나무 숲 지키기, 수산물 브랜딩, 마을박물관 운영 등을 해나가게 된다. 본지는 2회에 걸쳐 살고 싶은 섬 조도와 호도를 소개한다. 첫 번째 순서로 조도와 호도의 길을 따라 걸으며 보호하고 가꿔야 할 섬의 자연경관과 주민들의 애환이 깃든 섬 곳곳의 풍경들을 싣는다. <편집자 주>  
 

 새가 날아오르고 범이 달려오는 것 같은 형상을 한 조도와 호도는 바다가 생명인 청정의 섬이다. 이 조도와 호도에 가려면 스페이스 미조(구 냉동창고를 재생한 복합문화공간)가 마주보이는 미조남항에서 조도호(하루 8회 운행)를 타야 한다. 30인승 남짓한 조도호에 승선하면 주민과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다. 배에서 만난 이들끼리 인사를 나누고 날씨 이야기나 본 섬 다녀온 이야기를 두런두런 주고받노라면 어느덧 배가 조도큰섬 선착장에 닿는다.
 
조도, 정겨운 마을길에 이어진 해변 전망대
 조도는 부리 앞에 새 모이처럼 동그랗게 떠 있어 쌀섬이라는 이름이 붙은 미도(米島)를 비롯해 죽암도, 노루섬, 목과섬, 호도, 애도, 사도 등 1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에 둘러싸여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섬이다. 섬의 형태에 따라 큰섬마을과 작은섬 마을로 나뉘어 있는데 이를 연결하는 산책로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두 군데 설치된 전망대 등에서 다도해의 풍광과 함께 대형 방파제·선착장,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깨끗하고 아담한 해변 등 조용하고 정갈한 어촌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섬 주민이라는 기분으로 섬의 내밀하고도 정다운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오래 전 작은섬과 큰섬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동네 어머니와 누이들이 물동이를 이고 넘어 다니던 그 오솔길, 일명 `학교 가는 길`을 걸어봐야 한다. 야트막한 언덕과 다랭이 밭을 지나 깊지 않은 숲으로 700m가량 이어지는 이 `학교 가는 길`은 지금도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그 길 따라 군데군데 웃는 모양의 마을 우물이 보이고 아직은 이른 봄이라 푸른 기운은 그닥 없지만 숲 군데군데 분홍 진달래와 철쭉이 반갑게 피어있다. 꼭 다시 오고픈 길이다.  
 
동백 속 근대어촌 원형 간직한 호도

 호도는 주변에 목과도, 조도 등이 있으며, 해안 곳곳에 해안절벽이 발달되어 있어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마늘, 시금치를 재배하고 멸치, 갈치, 감성돔, 볼락, 바지락, 홍합 등의 해산물이 많이 난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서자 마을 입구에 모노레일 간이역이 눈에 들어온다. 어르신들이 짐을 옮기거나 이동수단으로 타고 다닌다고 한다. 이 모노레일은 섬을 찾은 여행객에게도 이채로운 체험이 될 것 같다. 오른쪽에 모노레일을 두고 야트막하게 경사진 산책로를 걸어 오르면 왼쪽에 난 골짜기를 따라 100년도 넘은 야생 동백나무 군락지가 펼쳐진다. 아직은 드문드문하지만 붉은 동백꽃이 깨끗하게 반짝이는 진초록 이파리와 어우러져 청정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뽐내고 있다. 이 군락지는 수령이 500년 된 동백나무가 있다 하니 진귀한 볼거리이기도 하고 또 이 섬을 찾는 모두가 가꾸고 보존해야 할 곳임이 분명하다. 

 호도는 조도와 달리 아직까지도 개발의 손을 타지 않은 근대 어촌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편이다. 섬의 중심부 분지에 마을이 모여 있고, 앞으로 마을 박물관이 될 폐교가 해변을 내려다보고 있다. 집들이 내려앉은 모양대로 난 마을길로 들어서면 어디선가 어머니가 밥을 짓고 바지락 넣은 쑥 된장을 바글바글 끓여내 어서 오라고 손짓할 것만 같은 정취가 물씬 풍긴다. 호도 마을 산책길에도 어김없이 웃는 우물이 지나가는 이를 맞는다. 한가롭게 풀을 뜯는 흑염소와 한참동안 눈맞춤도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호도는 일본 해군기지로 이용됐다고 한다. 마을을 지나 남쪽 끝으로 가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일제강점기의 대공포 진지 위에 다시 우리 군이 사용했던 군 초소 형체가 그대로 남아 있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봄에는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섬 조도와 호도에 꼭 한번 가볼 것을 권한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옛 모습 그대로의 어촌마을 둘레길을 걷고 둘러보면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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