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원하는 새마을부녀회로 거듭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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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원하는 새마을부녀회로 거듭나겠습니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1.03.18 10:52
  • 호수 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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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새마을운동의 역사를 쓰고 있는 한 정 여 경상남도새마을부녀회 회장을 만나다

어머니, 기독교의 봉사정신 영향으로 새마을에 가입
자연환경파괴, 기후위기 속 생명살림운동 강조
한정여 경상남도새마을부녀회 회장과 지난 6일 삼동면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녀의 가방에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늘 텀블러와 손수건이 들어있다. 이날 한 회장은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 마시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한정여 경상남도새마을부녀회 회장과 지난 6일 삼동면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녀의 가방에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늘 텀블러와 손수건이 들어있다. 이날 한 회장은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 마시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남해군에서는 최초로 경상남도새마을부녀회 회장으로 선출된 한정여(61·삼동면 물건마을) 회장. 한정여 회장이 지난달 4일 재선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경남을 대표하는 새마을부녀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새마을부녀중앙연합회 부회장이라는 직책도 함께 수행하게 돼 그가 그동안 새마을인으로서 얼마나 많은 봉사와 새마을정신을 계승했는지 알 수 있다. 이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한정여 회장을 지난 6일 삼동면의 한 카페에서 만나 회장으로서의 포부와 앞으로의 계획, 새로운 새마을정신, 봉사를 하게 된 계기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누군가는 작은 시골인 남해군에서 경상남도새마을부녀회 회장을 맡으려고 하느냐는 곱지 못한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마을회원부터 시작한 저였고, 오랫동안 진심으로 봉사해왔으며 남해인 특유의 끈기와 기질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한정여 경상남도새마을부녀회 회장이 말했다. 그녀는 이날 인터뷰에서 회장을 연임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한 회장이 이렇게 소감을 밝힐 수 있는 데에는, 그녀의 오랜 새마을부녀회 경험과 봉사 그리고 계속해서 배우는 자세를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남해군에서 한 회장과 함께 새마을 활동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말한다.
 

2014년 12월 2일 한정여 회장이 남해군새마을부녀회 회장일 때 고추장을 담그고 있다.
2014년 12월 2일 한정여 회장이 남해군새마을부녀회 회장일 때 고추장을 담그고 있다.

2008년, 새마을의 역사를 쓰기 시작하다
 한 회장이 새마을부녀회에 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한 회장의 봉사는 사실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한 회장의 어머니는 1983년 `국민훈장 목련장(효부상)`을 수상했고, 당시 학생이던 한 회장은 헌신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바르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또 7남매 중 장녀라서 맏이라는 책임감도 컸으며 그래서인지 1970년대에는 농번기에 들어서면 탁아소에서 아이들을 50명씩 돌보기도 하고 가정교사 역할도 하며 베푸는 삶을 시작했다.

 또 한 회장은 신실한 기독교인이다 보니 독거어르신과 어린아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돌봤다. 반찬과 식사대접, 청소, 빨래, 목욕 등 그야말로 생활밀접형 봉사활동의 숙련자가 된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이어가다 한 회장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밖에서의 활동도 좋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위해서도 봉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한 회장은 "물건마을에서 태어난 제가 마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그러한 단체가 무엇인지 살펴보니 바로 `새마을`이었다"며 "가장 손쉽게 봉사할 수 있는 단체에 가입하게 됐다. 그게 새마을인으로서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한 회장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남해군 삼동면새마을부녀회 물건마을부녀회장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삼동면새마을부녀회 회장, 2013년부터 2014년에는 남해군새마을부녀회 회장, 이후 2015년에 연임해 2017년까지 남해군새마을부녀회를 이끌었다. 이러한 가운데 2018년에는 남해군에서는 최초로 경상남도새마을부녀회 제18대 회장으로 당선되고 올해 재선에 성공하며 제19대 회장직까지 이어간다.

 특히 올해부터는 새마을부녀회중앙연합회 부회장을 맡으며 또 하나의 중책을 맡게 됐다. 이 또한 남해군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한 회장은 그야말로 새마을부녀회의 산증인이다.
 2008년 처음 물건마을 새마을부녀회를 시작으로 오늘날 경상남도새마을부녀회 회장까지 한 회장이 이렇게 봉사와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데에는 남편의 역할이 크다고 한다.

 한 회장은 "처음에는 남편이 새마을부녀회에서 봉사를 하고 사회활동을 하는 데 반대했다. 그러나 마을을 위해서 남해군을 위해서 봉사하다보니 결국 허락해줬고, 지금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그야말로 팍팍 밀어주는 동반자"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23년째 새마을인으로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의외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녀는 "요즘은 가정에서 김장김치를 담는 모습이 흔한데, 아직까지도 누군가에게는 흔한 음식이 아니다. 고추장도 마찬가지"라며 "저를 비롯한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정성들여 만든 김치나 고추장을 들고 어려운 가정을 방문할 때, 받는 분이 감동하고 격한 감사인사를 하는 모습에 매순간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새마을정신은 곧 시대정신
 한 회장은 "현재 새마을운동은 우리가 처한 위기를 직시, 새로운 대한민국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생명살림운동을 중심으로 경남에서부터 환경운동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코로나19를 넘어 이후 기후위기와 환경파괴 등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한 회장은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 실시하는 환경운동과 관련된 강사 자격증을 획득해 경남도 18개 시군에서 강의를 펼쳐오고 있다. 

 한 회장은 "태평양에는 대한민국의 15배나  큰 플라스틱 쓰레기섬이 생겼고, 이런 섬이 세계적으로 4개 이상은 된다"며 "인간들이 무분별하게 태우는 쓰레기로 인해 공기의 질은 나빠지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점점 진화해 파란하늘을 잃어가고 있다"며 "하늘이 흐려지니 빗물 역시 깨끗하지 못하고, 땅이 오염되니 우리의 먹거리가 위험하게 되며 농사를 지을 땅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한 회장은 부녀회원들이 주방에서 쓰는 세재를 친환경용으로 만들어서 추진하고자 계획하고 있으며,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 재활용품 경진대회를 좀 더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한 회장의 가방에는 항상 텀블러와 손수건이 들어있다. 또 차에는 장바구니가 함께하고 있다. 

 한 회장은 "본래 새마을운동은 1970년부터 가난에 허덕였던 우리의 처지를 근면, 자조, 협동으로 극복해온 범국민운동"이라며 "50년이 흐른 지금,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 생명의 위기와 공동체 붕괴라는 엄혹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새마을운동을 케케묵은 운동이라고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며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마을운동도 본래 정신에서부터 대전환을 맞이했다. 시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고민하고 정진하는 경상남도새마을부녀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촛불을 좋아하다 보니 초를 관찰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며 "초가 불을 피우기 위해서는 한 몸을 희생해야 한다. 결국 우리 사회도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초가 녹듯이 희생하고 배려해야 한다. 앞으로도 저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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