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분명하게 내가 쓴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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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분명하게 내가 쓴 돈이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3.18 11:13
  • 호수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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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드라마 속 어머니가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을 아껴 자식 뒷바라지해 어엿하게 키워내고 분가시켰다. 잘사는 모습에 흐뭇했지만, 처와 자식만을 챙기며 자신을 홀대하는 아들이 때론 원망스러워 지인들에게 본인을 위해서는 한 푼도 못 쓰고 오로지 자식만을 위해 살았건만 서운하다 눈물지을 때 시청자들은 동질감을 느끼며 안타까워한다.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일상 속 많은 이들의 푸념이 이와 같을 때가 많다. 우리는 돈을 지출하면서 세금은 왠지 국가에 떼이는 돈처럼 느끼고 소속된 단체의 회비나 누군가를 돕는 기금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마지못해 낭비하는 돈처럼 때로는 생각하곤 한다. 

 오롯이 본인이 가지고픈 물건을 가지거나 먹고픈 것을 먹었을 때만이 자기의 지출로 인정하며 그 외의 지출은 누군가를 위해 억지 지출한 듯 생색을 내곤 한다. 때론 처가 이번 달 지출이 과하니 줄이라 조언이라도 하면 "내가 쓴 돈이 어디 있나? 먹고 살라고 누구와 로비성 술을 마셨으며 봉사단체 회비를 내었고 지인의 상조비를 지출했지 내가 쓴 돈은 없다"라며 억울해한다. 처도 마찬가지다. "애들 학비와 교통비 식대를 위해 썼지 본인을 위해 쓴 돈은 없다"라는 태도다. 

 하지만 노력해 번 돈은 세금을 내든 자식에게 쓰든 어떤 이유에서도 내가 지출하면 분명하게 내가 쓴 돈이다. 이 생각이 있어야지만 자식을 위해서 쓰이는 돈에 냉정함이 유지되며 세금과 사회 기부금을 지출함에 억지 춘향의 생각이 생기지 않고 지출의 대상에게 후회와 원망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나를 거치는 모든 지출이 내가 쓴 돈임을 인정할 때 돈의 소중함을 정확히 알 것이며, 오롯이 본인을 위한 지출마저 당당하게 만들고 절약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생각 외로 지출이 많다면 분명 우리는 어려워도 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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