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감염병 재난 상황이 오래되면서 심한 불안이나 초조, 악몽들을 경험하거나 평상시 있었던 심리적 문제가 악화되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의 이웃이 확진되었다는 소식은 우리를 더욱 불안에 떨게 만듭니다. 하지만 막상 본인이 확진자가 되어 고립되고 격리되는 경험은 경제적인 보상이나 다른 보상 없이 혼자서 직장과 사회를 떠나 있어야 하며,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해 친구들과 만나지도 못하고 어떤 경우에는 가족들과도 떨어져 지내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큰 정신적인 충격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우리는 무엇 때문에 돌봐야 하며 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수칙을 잘 지키기 위해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쓰고 여행은커녕 가족 대소사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아무리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조심을 한다고 해도 감염병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은 너무 많습니다.
확진자와 가족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역과 이웃에게 끼칠 어려움을 먼저 생각하며 죄책감에 싸여 있습니다. 특히 아동청소년은 인지기능이 발달하는 과정에 있으므로 감염병에 대한 갑작스러운 격리 조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으며 자신이 뭔가 잘못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먼저 그들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 아무리 조심해도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감염병이니 치료 잘 받고 와"라고 지지를 먼저 보내 주며 이웃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서로를 격려해 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확진자가 되고 격리가 되는 이웃에게 `탓`을 한다거나 `죄책감`을 가지게 하는 언행은 매우 조심해야 하며 오히려 스스로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고, 또 격리조치를 잘 따르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자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격리되는 우리의 이웃은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자유를 격리라는 조치에 헌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격리된 이웃에게 용기를 발휘하여 특별한 관심과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해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감염질환으로 인한 위기가 우리 중 누군가에게 또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스스로 검사를 받으러 가고 격리조치를 잘 따르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탓`을 한다거나 `죄책감`을 갖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검사를 기피하거나 동선을 비밀로 하여 감염병을 더 확산시킬 수 있어 결국 내가 속한 지역사회를 더 큰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힘든 치료를 받고 음성판정을 받아 격리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으므로 우리는 그들에게 낙인효과에 대한 걱정을 줄여 주어야 합니다. 특히 아동의 경우 격리조치를 경험하고 복귀하는 것이 이제는 전염 위험성이 없어서 복귀한다는 사실을 전체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격리조치를 경험하면 심지어 어른조차도 무섭고 불안하고 화가 나는 감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감정은 스스로의 삶을 조절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런 감정이므로 이러한 반응에 압도되지 않도록 주변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호감`과 `존중`이 `비판`과 `비난`의 다섯배가 되어야 인간관계가 긍정적으로 형성된다는 긍정심리학의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백신으로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과 동시에 심리적인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심리적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사실은 공유하되 감염병에 대한 불안을 조장하는 `거짓루머`나 감염병에 걸린 이웃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들은 줄이고 긍정적인 것들을 찾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표현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이 어렵지만 모든 상황에서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함께 이야기하며 긍정적인 것을 함께 찾아보고 떠올려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격리 조치를 겪은 이웃들과 학생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예상치 못했던 아주 힘든 경험을 하고 온 상태입니다. 이런 이웃을 대할 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면 이는 "어려움을 표현하지 말라"라든지 "나는 당신의 고통에 관심이 없다"라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경청의 태도로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격리에 대한 정부의 지침을 받아들이고 격리 기간을 마친 이웃과 학생들은 지역사회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한 것이므로 마을과 학교에 공식적으로 알려진 상황이라면 마을의 대표나 학교의 대표인 교장 선생님이나 선생님들께서 공식적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것도 마을과 학교 전체의 사회적 순기능이 회복되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안정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문자를 받는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정확한 사실만 취득하고 내가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하여 긍정적인 지지와 격려를 표현해 준다면 불안과 공포로 만들어지는 루머와 낙인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고, 결국 이것이 나와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머지않아 이 위기가 지나갔을 때 우리가 함께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서로 기쁘게 나누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