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다로
상태바
다시 바다로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4.16 11:14
  • 호수 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의 고향, 나의 삶 84 │ 碧松 감충효
碧松 감충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충효
시인 / 칼럼니스트

 

해령의 숨소리가 전신을 휘감으니
유년이 눈을 뜨고 고희의 시작이다
어쩌나 다시 바다로 배를 띄워 볼거나

 
 이 나이에 다시 푸른 바다를 꿈꾼다. 큰 배를 몰고 대양으로 나아가는 것은 이미 늦었다. 강진바다에 걸쳐 있는 그림 같은 4개의 대교와 푸른 바다를 돌아 앵강바다로 나아가는 내 고향 남해도를 마음껏 돌아 볼 수 있는 방도를 찾아본다. 그 중에 하나가 내 손으로 배를 모는 것이다.


 어린 시절 폭우로 불어난 마을 앞 봉천에서 죽마고우들과 마을에 지천인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강진바다 쇠섬으로 향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달려온다.


 4월 7일 서울과 부산이 뜨거울 때, 아니 대한민국 네거티브의 망령이 유권자들을 괴롭힐 때 태극권 회원 중 삼총사라 일컫는 세 사람은 시끄러운 세속을 잠시 떠나 한강의 마포나루 보트에 몸을 싣고 있었다. 이른바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시험 마지막 관문인 실기시험을 치는 날이다. 칠십대를 넘어선 두 사람, 팔십대를 넘어선 한 분, 그들이 지력과 체력을 검증받는 날이기도 했다. 수상레저안전, 운항과 운용, 기관, 법규를 책으로 공부하면서 생전 처음 들어보는 용어와 이론을 머리에 넣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4월 1일 해양경찰청 인천해양경찰서 여의도 한강 파출소 필기시험장에서 무난히 합격증을 받아 든 세 사람은 곧바로 4월 4일부터 6일까지 실시되는 실기연수 접수와 동시에 4월 7일 실시되는 실기시험을 신청하였던 것이다. 역시 만만치 않았다. 사흘간 하루 4회의 코스를 연수하면서 실기를 마스터해야하기 때문이다. 덜컥 한 번에 붙자고 서로를 격려한 삼총사는 감점의 위험도가 가장 높은 사행코스에 집중하여 토론하고 각자가 터득한 노하우를 공유한 결과 무난히 합격하여 면허증을 취득했다. 모터보트나 각종 수상레저기구를 몰고 바다로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면허 없이 배를 몰고 바다에 나갔다가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4월 21일에 실시하는 3시간의 안전교육을 신청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척 가벼웠다.     


 새벽같이 여의도로 마포나루로 달려갔던 일을 회상하며 그동안 격려하고 도와주셨던 태극권회원 여러분들과 집안 식구에게 감사드린다. 실기시험 직전 태극기공 8단금(八段錦)으로 심신의 기맥을 확장하던 모습의 사진이 있어 같이 실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