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담대한 전환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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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담대한 전환전략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4.30 15:04
  • 호수 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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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태전. 남해군수
정현태
전. 남해군수

2. 세 가지 전환전략을 제안한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계속하기 위한 담대한 전환이 탈선하지 않고 신속한 대오로 전 지구적으로 놀랄 만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환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사상의 전환이다. 사상의 전환이란 세계관의 전환을 의미한다. 16세기 르네상스 이후 지구를 중심으로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사상은 인본주의 사상이었다. 그러나 인간중심의 사상은 산업혁명과 결합하면서 물질적 경제발전을  위해 국가별로 대량생산체계를 갖추고 질주해 온 결과, 이 위험한 `거대한 가속`은 마침내 하나뿐인 지구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지경이 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인간중심의 사상을 넘어 모든 생명 있는 존재가 다 같이 공존하면서 평화롭게 사는 사상이 필요하다. 이것은 인간과 자연이 자리이타(自利利他)하면서 서로 돕고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이며, 이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우주만유가 다 은혜로운 존재라는 의미에서 인본주의(人本主義)를 뛰어넘은 새로운 사상을 은본주의(恩本主義)라고 말하고 있다. 

 지구상에는 화석연료의 남용과 이로 인한 온실가스의 과다 배출로, 폭설과 가뭄과 장기 장마, 열대야, 북극곰과 생물종들의 몰살, 빙하와 만년설이 녹으면서 원시 바이러스의 창궐, 전염병의 확산, 코로나19 등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생태적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이것은 사람중심의 세계관인 인본주의의 한계와 인간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근본적인 사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로 가는 철학적 가치관으로 은본주의 사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문명의 전환이다.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이 바로 그것이다. 산업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식량위기, 물위기, 에너지위기, 환경위기 등 네 가지 위기를 초래한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인류 대멸종이라는 위기도 잠재적 미래로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문명의 전환은 인류의 삶의 양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석연료에서 청정한 신재생에너지로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계에서 자급자족적 다품종 소량생산체계로의 전환이다. 특히, 우리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경제성장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생명이며 지속가능한 생존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이 살아야 되고 지구가 살아야 된다. 따라서 물질만능주의에 입각한 경제성장보다는 인간의 생명과 평화를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문명의 탄생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생태문명이다. 따라서 기후위기 비상행동의 기본방향도 바로 생태문명으로의 담대한 전환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권력의 전환이다. 『자본론』은 노동에 대한 규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자본론』은 노동을 `인간과 자연의 투쟁`으로 규정하고, 노동의 결과인 생산력의 발전이 역사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력(경제력)의 크기가 곧 국력의 크기이며 선진화의 척도로 평가받아 왔다. 그리고 경제성장이 압축적으로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룩한 나라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국가권력의 강력한 개입이 있었다. 이것은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예외가 없었다. 따라서 지금은 파괴적인 경제성장을 주도한 국가권력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할 시점이다. 제국주의 침략전쟁에서 시작된 식민지 약탈경제에서부터, 제한된 식민지를 두고 선진제국주의 국가와 후발 제국주의 국가들끼리의 패권경쟁이었던 1, 2차 세계대전에서 보듯, 근·현대사를 비롯한 인류의 비극은 반드시 국가권력이라는 괴물에 의해서 자행된 것이었다. 

 따라서 새로운 세계에서는 국가권력의 존재 이유를 짚어 보고, 이를 협동적이면서도 자연과 조화롭고, 얼굴 없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날마다 얼굴을 맞대고 의사결정을 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한 공동체로 전환시켜야 한다. 우리는 이런 공동체의 모범을 푸른아시아가 성공시킨 몽골 바얀누르 지역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숲가꾸기 성공사례에서 볼 수 있다. 국가도 실패한 사막화 방지사업을 주민들이 공동체를 만들어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1만4천명의 주민들이 돌아온 사례는 미래의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우리는 땅에만 나무를 심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나무를 심었다"는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의 말은, 사막화 방지사업을 하고 있는 160개국 현장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 속에도 깊이 뿌리내려야 할 불변의 교훈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새로운 세계질서는 국가별 통제시스템이 무너지고 자립적이면서도 행복한 소공동체들이 수평적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공동체가 우리의 미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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