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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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5.07 14:32
  • 호수 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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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두 딸이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놀이동산을 찾게 되었다. 큰딸이 거울의 집에 가보고 싶다기에 일행 모두 들어갔다. 많은 종류의 거울 앞에 서로 얼굴을 비추어보며 변형돼 보이는 모습에 깔깔거리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우리는 오목거울과 볼록거울앞에서 얼굴을 줄였다 늘렸다 사진을 찍으며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남이 바라보는 모습 또한 이렇듯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문득 가졌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흐르며 차츰 잊어가던 그 날의 기억이 어느 날 단골 미용실에서 거울 앞에 앉아 다시 살아났다. 집에서 샤워 후 거울 앞에서 로션을 바르며 나름 괜찮게 생겼다 느끼며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졌건만 머리를 다듬으러 들린 미용실의 거울에 비친 모습에서는 검게 탄 얼굴과 비대칭의 윤곽에 잡티까지 선명하게 보여 내심 실망했다.
미용사에게 " 내가 이리 못생긴 것인지? 아니면 이 집 거울이 잘못된 것인지"하며 괜한 투정을 부리는 나를 보며 "우리 집 거울이 일반 거울보다 왜곡이 적어 간혹 손님들이 사장님처럼 얘기합니다. 그 정도면 잘생긴 편입니다"하며 위로하기에 웃음으로 답했지만 냉정하게 바라본 외모에 실망감을 감출 수는 없었다. 생각해보면 옷집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항상 늘씬했고 평소 마주 보는 대부분 거울 또한 용도에 맞추어 적당히 왜곡되어 있음을 상기할 수 있었다.
백설공주 속 왕비의 거울처럼 우리는 듣고픈 말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며 스스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듯 생각된다. 하지만 때때로 단골 미용실의 거울처럼 냉정히 자신을 돌아볼 때 늘어나는 마음의 잡티와 주름을 다듬는 노력을 하게 되고 비로소 외모만 예쁜 사람이 아니라 마음마저 아름답게 다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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