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일출과 일몰은 삶의 무상함 일깨우는 희망과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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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일출과 일몰은 삶의 무상함 일깨우는 희망과 치유"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5.14 11:01
  • 호수 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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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성각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남해군불교사암연합회 회장)
성각 스님의 선화 `억겁의 미소`.
성각 스님의 선화 `억겁의 미소`.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해 오색 연등으로 장엄한 사찰은 어느 때보다도 생기 있고 화사하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부처님의 자비가 절실하게 다가오듯이 어둠이 내려앉은 도량에 은은한 빛을 발하는 연등은 우리의 마음에 희망과 치유의 등불이 돼준다. 소박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가 담긴 연등은 부처의 미소를 닮아 어둠이 깊어갈수록 빛난다.
 불기 2565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망운사 주지이자 대한불교조계종 남해군불교사암연합회 회장인 성각 스님을 만났다. 남해군사암연합회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종단의 지침을 따라 제등행렬 등 성대한 행사를 생략하고 출향민까지 더한 50만 남해군민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는 전등법회를 조촐히 지냈다.
 
코로나 위기에 밝힌 희망의 연등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아직까지 전 세계가 코로나와 씨름하고 남해군민 역시 무너진 일상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성각 스님은 군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했다. 주민들이 여전히 불안에 떨고 지역사회가 활기를 잃고 있지만 성각스님은 상황에 매몰돼 의기소침하거나 스스로를 방치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코로나라는 전 지구적 위기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르고 철저한 자가방역이 제일 중요합니다. 현재의 일상에 충실하게 매진함으로써 코로나를 이겨내야 하지 아무것도 못하고 자포자기해서는 안 됩니다."
 초파일을 맞아 치유의 연등, 아픔이 있는 환자들의 쾌유를 위해 연등을 다는 이타행도 당부했다. "이타행은 타인을 위해 내 이익을 공유하고 상대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치유의 연등이야말로 우리의 희망이자 빛입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해 직간접으로 피해를 입어 힘들고 쓸쓸한 이웃들을 벗으로서의 마음, 도반으로서의 마음으로 살피고 위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집착에서 벗어나면 모두가 자유
 겨울이 지나니 봄이 오고 만물이 소생하는 건 자연의 이치인데 우리도 현재의 고난을 이겨내고 예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란 질문에 성각 스님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하늘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처럼 맑은 하늘과 달과 별을 닮고 구름을 닮아 종횡무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사고를 한다면 우리는 일상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게 마음의 여유입니다. 무언가에 고착하고 집착하면 집착에서 오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부처는 고해, 고통의 바다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부처님이 태어나서 사방 일곱 걸음을 걸으며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또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며 하신 말씀이라는 `천상천하유아독존 일체개고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一切皆苦我當安之: 하늘 위 땅 위에 오로지 나 홀로 존귀하도다. 일체의 괴로움을 내 이제 편안케 하리라)`를 읊으며, "이 일성을 오해하면 안 됩니다. 석가모니 부처만 존귀한 게 아니고 일체의 중생이 다 부처입니다. 사람이 모두 부처일진대 불성, 부처의 씨앗을 품고 있는데 이 씨앗을 가지고 있음을 모를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광활한 우주 속 한 점에 살다
 스님의 말씀은 계속 이어졌다. "지구는 광활한 우주 속 하나의 점이며 그 속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모든 중생은 생로병사의 이치, 네 가지 고통을 겪다가 언젠가는 죽고 환생합니다. 반드시 육도윤회를 거쳐야 새로운 세상에 다시 빛으로 옵니다. 모든 것은 한 점에서부터 선으로 눈동자처럼 둥글게 이어집니다. 이게 바로 만다라입니다. 우주 삼라만상이 만다라인데 이것을 이해한다면 모든 중생은 즉시 해탈이요, 성불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성각 스님은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청정지역 보물섬 남해에는 보리암, 망운암을 비롯해 명찰도 많고 환경적으로도 쾌적한 치유의 공간으로 군민과 관광객에게 많이 열려 있습니다. 수평선 일출과 일몰을 바라보며 삶의 의미와 무상함을 느끼는 것 역시 치유와 위로입니다. 이런 것들이 보물섬에서 펼쳐지는 하나의 파노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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