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時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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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時計)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5.14 14:48
  • 호수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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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세이 │ 김종도(남해향교 전교)
김 종 도남해향교 전교
김 종 도
남해향교 전교

시각을 알려주거나 시간을 재는 기계인 `시계`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다.
시계의 역사성은 차치(且置)하고라도 우리는 너무 많은 시계의 지식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접근성을 갖고 있다. `해시계`, `물시계`, `모래시계`, `기계시계`, `수정시계` 등 여러 종류의 시계와 `손목시계`, `기둥시계` 등 가장 가깝게 이용되는 것으로 구분하여 느낀 점이나 이야깃거리가 많다.
물론 자연현상 가운데 일정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을 기초로 하여 기계적으로 전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고안되었지만 평소 움직이지 않으면 그 이유는 전문가에게 물어 시정하여야 하기에 우리들은 그저 이용할 뿐이다.
옛날 태엽을 감아 주어야 작동하는 시계가 있었는가 하면, 안 움직이면 "약[밥]이 떨어졌다"라고 하면서 태엽을 감아 주었다. 또 시계에 물이 들어가지 않기 위하여 세수할 때 옆에 끌러놓아 잃어버렸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오늘 내가 갖고 있는 손목시계의 정지 때문에 집에 가는 버스를 놓치고 택시를 타고 가면서 시계를 원망하기도 했다. 참으로 바보다.(핸드폰에도 시각이 나오는데 몰랐으니) 뒷날 시곗방(시계병원?)에 가지고 가서 정지된 이유를 물으니 `약`이 떨어졌다고 하면서 조그만 칩 같은 것을 교환해 끼우니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참 고맙다.
시계는 `밥`도 먹어야 하고 `약`도 주어야 하는 희한한 기계다. 요즈음 시계 안 가지고 다니는 사람 없겠지만 시계가 부(富)를 상징하는 하나의 장식물(금시계, 보석장식시계 등)이 된 지 오래기에 일반 국민들은 어쩌면 관심조차 갖지 않는 하나의 악세사리(accessory)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집에는 막내아들이 30여 년 전에 군대에서 제대할 때 선물로 받은 벽시계가 밥 잘 먹고 잘 돌아가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잘 지켜보고 있을 뿐 아니라, 큰 글자[숫자] 때문에 나의 `벗` 역할을 잘 하고 있다. 매일 본다. 그리고 나도 오랜 기간 여러 종류의 손목시계들을 사서 갖고 다니다가 버리기도 하고 바꾸기도 했는데, 언젠가 책상 서랍 속에 고장난 시계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도 확인하였다.
40여 년의 직장생활 끝에 대통령 하사품이란 이름으로 봉황이 그려진 금색 칠을 한 시계를 받아 차고 다니다가 앞에서 말한 밥이 없는지! 약이 떨어졌는지! 또 한 번의 실수를 하고 바보행진을 하는 늙은이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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