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도록 아름다운 남해바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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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도록 아름다운 남해바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5.28 11:33
  • 호수 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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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에 이어서>
고향 미조바다를 사랑한 `촌놈`
 미조에서 나고 자란 그는 17세 때부터 배를 타고 자연스럽게 뱃사람이 됐다. 생업은 선원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주변을 기록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고. 그가 카메라를 처음 만지기 시작한 건 19세 무렵부터다. 박 작가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어떤 것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였다. 일찍 바다로 나간 덕분에 돈을 벌었다. 신제품은 부담돼 중고 캐논 카메라를 사서 세상 풍경을 찍기 시작했다"라며 사진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렇게 독학으로 시작한 사진 여정이 50년간 이어진다.
 일등항해사로 외항선을 타고 가깝게는 한국과 일본의 인근해부터 인도양, 태평양 등 전세계 5대양 6대주를 누비고 다녔다. 그렇게 뱃사람으로 살아온 세월이 24년이다. 배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빈 통 큰 마도로스였지만 마음 한켠엔 늘 고향바다가 넘실거리며 그를 불렀다.
 결국 뱃사람을 그만두고 1991년 미조로 귀향해 `촌놈`이 됐고 `촌놈횟집`을 차렸다. 그리고 30년이 흘렀다. `촌놈`이라는 말이 정답고 구수한 맛이 있어 자신을 지칭할 때 촌놈이라고 부르거나 거의 호처럼 쓴다는 `촌놈` 작가는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송정 앞바다로 카메라를 둘러메고 나간다. 그렇게 출사 나가 찍은 것들이 바닷가 풍경이고 새와 꽃과 자연 풍광이다. 촌놈횟집 영업장에 가면 TV 화면을 통해 그의 사진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사진 찍는 순간 물아일체가 돼
 그가 본격적으로 전문 사진작가가 된 건 디지털카메라가 나오면서부터다. "필름 카메라일 때는 사진 한 롤을 찍고 나면 인화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사진 한 장 못 건지는 때도 많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지금은 컴퓨터 한 대면 바로 확인이 되고 카메라로도 바로 볼 수 있다. 경비절감이 엄청나다"고.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기술을 쓰거나 연출은 하지 않는다. 빛의 노출, 셔터 속도 등도 따로 정해놓고 하지 않는다. 그저 셔터를 누르는 순간순간의 감각으로 바다의 생동을 포착한다. 
 그는 "사진은 순간순간의 만남이다. 수없이 찍는 컷들 가운데서 마음에 드는 한 장을 고르는 거다. 특히 물은 움직이는 것이라 정확도가 있어야 한다. 이 사물과 카메라 렌즈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진을 찍는 순간만큼은 온통 피사체에만 몰두하고 모든 걸 잊어버린다고 한다. "몰려오는 파도에 온 정신을 빼앗기고 만다. 느낄 순간도 없이 찍다가 컴퓨터로 확인하면서야 제대로 보고 느낀다." 찍는 순간만큼은 도저히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그가 작품에서 추구하는 건 `부드러움`이다. "어떤 사진이든 내게 부드러움이 다가오게끔 찍는다. 찍을 때는 의도하지 않고 찍는데 자연스럽게 편안한 모습이 담긴다"고. 그래서인지 그의 사진을 보면 따뜻하고 부드럽다.
 그렇게 쉴 새 없이 사진을 찍었고 그의 작품을 알아보는 이들이 생기면서 초대전도 열었다. 그 첫 초대전이 남해시대신문 초대전이다. 이후 남해시대 `사진 갤러리`에 사진 연재도 했다. 그런 만큼 `촌놈` 작가는 본지와도 인연이 깊다.
 "첫 초대전은 남해시대 김광석 전 사장이 끄집어낸 것이다. 그 이후 유배문학관, 보물섬 멸치축제, 하동 박경리문학관, 남해바래길 등에서 수많은 초대전을 했다." 그 외에도 일본국제교류전, 라오스바람흔적미술관 국제교류전 등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한국사진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이번에 미술관 개관 15주년 기념으로 그가 초대를 받아서 작품전을 열게 된 전남 함평의 잠월미술관은 김광옥 관장과의 오랜 인연으로 10년 전인 2011년에도 한번 초대전을 열었던 곳이다. 전시 기간은 5월 22일부터 6월 30일까지 약 한 달간이다. 그가 물아의 경지에서 포착해낸 바다의 변화무쌍한 물속의 물빛을 감상할 더없이 좋은 기회다.
 
남해 전시를 기약하며
 박대엽 작가는 "사실 물 표면은 많은 이들이 작품을 남겼는데 물속을 끄집어내 찍은 작품은 이게 전 세계적으로 처음이며 이런 유의 사진은 본 적이 없을 것"이라며 그게 이번에 책을 내고 작품전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다만 아쉬운 점으로 고향 남해바다를 찍었지만 정작 남해에서는 교류가 없어 전시회를 갖지 못하는 현실을 꼽았다. "바다에서 나고 자라 그런지 바다를 정말 사랑한다. 남해 바다가 가진 그 아름다움과 생동감과 육안으로 보기 힘든 오묘한 색감을 고향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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