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배운 아이가 다른 아이를 가르칠 때, 보람 느껴요"
상태바
"제게 배운 아이가 다른 아이를 가르칠 때, 보람 느껴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6.04 10:14
  • 호수 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 김주미 등대학원 강사

학교 밖 청소년 학습지도한 4년간
검정고시 응시자 39명 전원 합격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김주미(서면 서상·28·사진) 교사는 지난달 20일 지역 청소년 육성 공로로 남해군이 수여하는 표창장을 받았다. 김 교사는 교육에서 소외된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학업수준에 따른 1대1 학습지도로 4년간 검정고시 응시자 전원 합격의 성과를 냈다. 그는 2018년 10명, 2019년 13명, 2020년 10명, 2021년 6명의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학습과 정서 지원 멘토로 4년동안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만난 김주미 교사는 웹툰과 웹소설을 좋아하고 친구 만나 수다와 SNS를 즐기는 앳된 20대 청년이었다. 남해초, 남해여중, 남해고 졸업 후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그는 2017년부터 학원에서 국어와 한국사를 가르치며 성취감과 보람을 찾고 있는 사회 초년생이기도 하다. 이 젊은 교사가 묵묵히 지역에서 후배이자 제자인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2018년 초,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연락이 왔을 때 학교 밖 청소년을 가르치는 일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한국사 강사가 없다는 말에 그저 학교를 그만둔 친구들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학습지도를 시작했지요." 


 별 뜻 없이 시작한 일인데 막상 아이들을 만나보니 너무 순수하고 착했단다. 그들이 학교를 그만둔 이유도 다양했고 자신이 많은 편견을 갖고 있었음을 느꼈다고 한다. "또래 관계나 학교생활이 어려운 친구도 있었고 교육과정이 안 맞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센터에서 목공, 바리스타 등 진로탐색을 하다가 공부가 하고 싶어진 친구들이 찾아와요. 이들을 도와주고 싶었고 남해에는 검정고시 학원이 따로 없다 보니 지금까지 학습지도를 하게 됐어요."  


 김주미 교사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데에는 자신을 가르친 선생님의 영향도 있었다. "10여 년 전 만난 학원 선생님 한 분이 제게 인생 조언을 해주시면서 사회에 나가 의미있는 일을 하라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어요. 집안 형편이 어려운 다른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많이 주신 분이죠."


 그러면서 "제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가 결국 좋은 대학에 들어가 저처럼 학교 밖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 친구가 아이들에게 제 얘기를 하며 고마운 선생님이라고 말했을 때 제일 기쁘고 뿌듯해요"라고 말한다. 개인들의 선한 영향력이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는 셈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돕는 일은 건강문제가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는 김주미 교사는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이후 학교 교사가 되 는게 꿈이다.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천생 선생님`이다. 


 김주미 교사는 제자이자 후배인 청소년들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사실 아무도 몰라요. 지금 상황이 좋든 나쁘든 하려는 게 공부든 아니든 상관없이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하루를 의미있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