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중 교가, 동문회 반발로 전면개정 취소
상태바
남해중 교가, 동문회 반발로 전면개정 취소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1.06.11 10:32
  • 호수 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부·재경동문회 "원곡 그대로 지켜야"
동문들 `일부개정` 논의 후 결정 예정
남해중학교 교가 개정위원회가 지난 5일 남해중 새벌책마루에서 열렸다.
남해중학교 교가 개정위원회가 지난 5일 남해중 새벌책마루에서 열렸다.

 남해중학교 교가가 동문들의 반대로 `전면개정`이 철회됐다. 이 과정에서 동문들의 대표 격으로 재부남해중학교총동창회(회장 엄정기)가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남해중학교 교가 개정위원회(위원장 박상룡 교장)가 지난 5일 남해중 새벌책마루에서 열렸다. 
 
남해중 교가 교체안
 남해중 교가 개정 논의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 국가적으로 일제 잔재 청산 운동이 일어난 가운데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2019년 `일제잔재 청산 및 우리 얼 살리기 교육사업 알림`이라는 공문을 발송했고 학교 내 일제잔재 청산을 위한 현황을 제출받았다.


 남해중 교가를 만든 현제명 작곡가는 친일 인물 사전에 등재돼 있어서, 남해중이 교가 교체 대상 학교에 포함돼 있었다. 이에 따라 남해중은 지난해 `의견수렴 후 결정 예정`이라고 경남도교육청에 보고했다.


 그러다가 올해 1월에 교가개정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직원, 학생, 학부모, 졸업생(동창회)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약 62%의 개정 찬성 결과가 나옴에 따라 공식적인 개정을 위해 지역신문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4월과 5월 두 달간 교가 작사를 공모했다.

전면개정 찬성
 개정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농업중학교에서 시작한 교가는 21세기 교육 비전에 부합하는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미래 사회의 시대상과 인재상이 반영된 방향으로의 교가 개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또한 현재 10대인 학생들이 모교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당당하게 교가를 부르기 위해서는 친일 작곡가가 만든 교가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면개정 반대
 교가개정협의회에서 개정을 반대하는 측인 재부남해중동창회 이호일 고문과 김효주 홍보부장은 부산은 물론 서울 거주 동창회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교가는 학교의 전통이며 오랫동안 그 맥을 이어온 학교의 산물이라는 등의 이유를 밝히며 교가개정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일호 고문은 "남해중은 90년이 넘는 긴 역사 동안 많은 약 1만 5천 명 동문이 배출됐다. 졸업생들이 완전히 교체된 교가를 알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교가에는 그 시절의 추억과 동문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 역대 동창회 회장, 임원, 부산과 서울 각 지역에 계신 동문들에게 교가 교체 관련 의견을 구했다"며 "이분들 역시 현재 교가를 유지하는 것을 원한다"고 전했다.


 김효주 홍보부장은 "교가를 교체하는 것은 동문들의 정서를 외면한 것과 같다"며 "동창회에서는 학교에 대한 여러 지원책을 중단할 수도 있다"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또한 "현제명 작곡가의 일대기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분석한다면 이렇게 쉽게 교가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조사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입장이 전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박상룡 교장은 "동창회의 반발이 이렇게 심한만큼 교가를 전면 개정하기보다는 시대착오적인 가사를 현 시대에 맞춰 바꾸자"는 일부 개정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 안에는 학부모 대표를 비롯한 위원들이 동감을 표했다. 이에 총동창회 측의 의견대로 전면 개정은 하지 않기로 결의하고, 부분개정(개사)과 편곡을 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총동창회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 협의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박상룡 교장은 "전면 개정안은 찬성 측에서 양보했으니, 동창회 측에서도 자라나는 후배들이 자긍심과 애교심을 갖고 목이 터져라 교가를 부를 수 있도록 개사와 편곡에 동의해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