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멀칭 대신 액상멀칭, 고(高)노동 마늘농사 대안 될까
상태바
비닐 멀칭 대신 액상멀칭, 고(高)노동 마늘농사 대안 될까
  • 한중봉 기자
  • 승인 2021.06.11 10:34
  • 호수 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액상멀칭제가 토양표면에 코팅돼 막 형성
비닐 안 덮고도 제초효과·피복효과 있어
선행농가 만족도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남해읍 심천마을 정남근 씨가 액상멀칭으로 재배한 마늘을 보여주고 있다. 남근 씨는
남해읍 심천마을 정남근 씨가 액상멀칭으로 재배한 마늘을 보여주고 있다. 남근 씨는 "액상멀칭이 노동력이 적게 드는 데다가 수확량도 관행농법에 비해 떨어지지 않아 내년에도 계속 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액상멀칭제를 뿌린 마늘포장은 막이 생겨 풀도 거의 나지 않고 피복효과도 있는 데다가 수확량도 관행농법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액상멀칭제를 뿌린 마늘포장은 막이 생겨 풀도 거의 나지 않고 피복효과도 있는 데다가 수확량도 관행농법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액상멀칭이란
 관행농법에서 논밭의 제초와 작물의 보온을 위한 멀칭은 필수적이다. 그 중 대부분 비닐멀칭에 의존하긴 하나 연간 7만여 톤이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멀칭비닐로 인해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종이멀칭과 생분해비닐 멀칭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액상멀칭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액상멀칭은 액체상태로 뿌리는 멀칭이다. 액상멀칭제를 개발한 한국아그로바이오텍에 따르면 토양 표면에 멀칭막을 형성,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가운데 멀칭 비닐사용에 따른 비용과 일손 감소, 폐비닐 잔존 오염 예방, 작물의 생육 촉진 등의 효과가 있다. 이러한 업체 측의 주장에 대해 선행농가에서도 그 장점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마늘농가 입장에서 보면 무엇보다 멀칭을 하고 마늘구멍을 뚫고 어린 마늘을 구멍 밖으로 끄집어 내는 노동력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비닐멀칭이 마늘 수확 기계화에 걸림돌이 된 점을 생각하면 액상멀칭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사용하나
 제품설명서에 따르면 액상멀칭제는 천연먹물, 나뭇재 등 자연물질에서 추출해 만든 제품으로 멀칭비닐 대체 기능과 토양보호 기능 등이 있다. 액상멀칭제를 토양표면에 2~3cm 침투시켜 사용하는데 이때 토양표면에 막을 형성해 잡초생장을 억제하고 영양제가 들어있어 작물 성장에 도움을 준다.


 남해읍 산수화원 박준명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마늘포장의 경우 액상멀칭제와 물을 1대 15로 희석해 사용하면 된다. 포장 100평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액상멀칭제 10리터에 물 150리터를 희석하면 100평가량 살포할 수 있다. 액상멀칭제 10리터 가격을 7만5천 원으로 잡았을 경우 100평을 액상재배할 경우 7만5천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0.025m 유공비닐로 100평을 멀칭할 경우 1만4천 원가량 든다고 가정하면 직접적인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하나 마늘농사의 멀칭에 따른 노동력을 감안한다면 시도해 볼 농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에 따르면 마늘의 경우 액상멀칭 효과는 5~6개월가량 지속된다. 관련업체에서는 2회 정도 권장하고 있으나 일반 농가에 따르면 1회를 꼼꼼히 도포해도 그 효과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작물마다 액상멀칭과 물을 희석하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작물을 심는 포장에 사용하려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액상멀칭은 포장 로타리 작업 후 3일 이내 도포해야 한다. 3일 후 도포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당연히 비오는 날은 피하고 토양표면이 건조할 때는 촉촉해질 정도로 물을 뿌려 주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일반 약제처럼 공중이나 엽면에 살포하듯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액제가 포장을 2~3cm가량 침투할 수 있도록 해야 막이 생겨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도포 기계나 기구로 직각으로 분사해야 멀칭 효과를 제대로 기대할 수 있다.
 
농가의 반응
 남해읍 심천마을 정남근 씨와 삼동면 봉화마을 김 성 씨가 지난해 처음으로 마늘 포장에 액상멀칭을 했다. 


 지난해 10월 초순 2800㎡(850평)의 포장에 마늘을 재배한 정남근 씨는 "액상멀칭에 관심이 많아 지난해 처음 시도를 했는데, 제초효과가 있고 수확량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아울러 "비닐멀칭에 비해 포층이 부드러워 수확이 수월한 점과 습해를 입지 않는 점도 액상멀칭의 장점"이라며 "내년에는 액상멀칭 면적을 더 확대하고 부직포를 씌워 장점을 극대화하는 도전을 해 볼 생각"이라 말했다.


 지난해 11500㎡(350평)의 마늘포장에 액상멀칭을 했다는 삼동면 봉화마을의 김 성 씨는 "제초효과가 있고 마늘이 피거나 벌마늘은 없고 구가 단단한 점이 장점이나 수분 저장이 잘 되지 않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 전하고 "내년에도 한 번 더 시도를 해 볼 생각"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확대를 위한 과제
 액상멀칭은 환경보호 측면이나 마늘품질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앞서 말한 두 농가에서 마늘 포장 액상멀칭의 단점으로 꼽는 첫 번째가 `마늘종이 늦게 나온다`는 점이다. 이러한 단점은 올해처럼 마늘종 가격이 후반기에 가서도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경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예전처럼 마늘종 가격이 갈수록 떨어질 경우 농가들이 액상멀칭을 도입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준명 산수화원 대표는 "액상멀칭에 적합한 재배법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도입 초반이다 보니 시행착오로 인해 생긴 일로 보인다"며 "내년에 더 많은 농가가 액상멀칭에 도전해 비닐멀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