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소녀 전지현, 짧은 머리가 더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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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녀 전지현, 짧은 머리가 더 아름다운 이유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1.06.11 10:44
  • 호수 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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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마지막까지 약속 지켜
모발기부 10회 계획 밝혀

이 소녀와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4년째. 2003년생인 이 소녀와 처음 만난 것은 그녀가 중학교 2학년 학생시절. 그때도 지금도 그녀는 한결같이 소아암 환자를 위해 모발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하고 있다. 전지현 학생은 2014년 초등학교 6학년(13세) 학생 때를 시작으로 2017년 중학교 2학년(본지 578호 보도), 2019년(본지 647호 보도) 고등학교 1학년에 이어 올해 고등학교 3학년까지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했다. 지난달 27일 남해읍의 한 미용실에서 전지현 학생이 머리카락을 자르기 위한 현장을 찾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담는다. <편집자 주>

 

 소아암 환자를 위해 모발 기부를 위해 미용실을 찾은 지 네 번째. 전지현 남해제일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10대 학창시절을 보내는 동안 2년을 주기로 머리카락을 기르고 자르기를 반복했다.


 기부하기 위한 머리카락은 염색이나 웨이브, 펌 등 약품을 사용하면 안 되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처럼 멋을 부릴 수는 없었다.


 머리카락을 자르기 전 10대의 마지막 긴 머리카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미용실 의자에 앉았다.


 10대의 끝자락에서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심정은 어떨까?
 지현 학생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맘때쯤이면 머리카락을 잘라야 하는 거라고 의식하게 됐다"며 "자를 때마다 색다르긴 한데 이번에는 오히려 침착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은 특히 외모에 예민한 시기다. 10대의 마지막이자 평생 남을 졸업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제일고의 졸업사진 촬영은 4월 16일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고 일정이 불분명해졌다. 


 원래 지현 학생도 졸업사진을 찍고 머리카락을 자르려고 했는데, 촬영 일정이 언제 다시 잡힐지 몰라 2년 전 머리카락을 잘랐던 4월 16일과 비슷한 시기를 맞추기 위해 지난달 27일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결정했다. 


 졸업사진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지 묻자 "물론 다른 친구들처럼 긴 머리카락으로 졸업사진을 찍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저의 10대 시절에는 짧은 머리카락이 더 익숙한 것 같아서 괜찮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녀는 총 5번의 모발 기부를 스스로 약속한 바 있다. 대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20대를 맞이하는 입장에서 2년 뒤에 1번의 기부를 더 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지현 학생은 "5번을 채울 계획"이라며 "20대까지도 꾸준히 모발 기부를 할 것 같다. 10번을 기부하게 되면 제 나이가 31세인데 오늘을 기점으로 또 다짐을 한다"고 밝히며 모발 기부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20대 그 이후 계획은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돌보는 일을 하겠다고 일찍이 진로를 결정한 지현 학생은 간호사가 되기 위한 대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2년 전 모발 기부 이외에도 다른 형태의 봉사활동도 예고했었다.


 지현 학생은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제가 힘을 얻는다. 코로나19로 꽤 오랫동안 시설을 방문하지 못했는데, 최근에 방문했을 때 아이들이 저를 기억해주고 반겨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계속해서 봉사활동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조금의 희생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는 자세다. 그렇게, 그녀는 50세가 되면 간호사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고 한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
 아울러 지현 학생은 "모발 기부 전까지 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기부 횟수가 쌓이고 알려지다 보니까 특별한 사람처럼 돼 있었다"며 "지극히 평범한 제게 특별함을 부여해 준 4년째 취재해준 전병권 기자님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저로 인해 친구와 후배들이 모발 기부를 한다고 들었다"며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가 많았는데 모발 기부를 하며 긍정적이고 밝아진 것을 느낀다"고 그동안의 변화를 설명했다.


 4년 전 앳된 아이는 어느덧 자라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는 성숙한 어른이 되고 있었다. 지현 학생의 계획이, 바람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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